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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선생님은?…월급 80% 기부한 케냐 수학 교사

입력 | 2019-03-25 17:30:00

피터 타비치, 바키 재단 주최 ‘국제 교사상’ 수상
“내가 아닌 아프리카 대륙 청년들에게 주는 상”




가난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매달 수입의 80% 기부한 케냐 시골마을의 교사가 교육계의 노벨상인 ‘국제 교사상’을 수상했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냐 프와니 마을의 케리코 중등학교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가르치는 피터 타비치는 24일 두바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바키 재단이 주최한 ‘국제 교사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100만달러(11억 3400만원)에 달한다.

타비치는 이날 시상식에서 “더 많이 행동하고 더 적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아프리카에서 매일 우리는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오늘은 또 다른 날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상은 나에게 주어진 상이 아니라 이 위대한 대륙의 청년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상의 영광을 학생들에게 돌렸다.

가뭄과 기근이 잦은 외딴 지역에 위치한 케리코 학교의 학생들은 장마철이면 7km를 걸어서 등교한다. 학생들 대부분은 가난해서 끼니도 잇지 못하는 형편으로, 학생 3명 중 1명은 고아이거나 한부모 가정 출신이다.

교육 시설도 상당히 낙후돼 있다. 케리코 학교가 보유한 컴퓨터는 단 한 대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인터넷이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 교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는 58명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타비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얻어 수업 교재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월급의 80%를 기부해 학생들의 교과서와 교복을 사주고, 주말에는 학생들에게 보충 수업까지 해주는 열성을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타비치의 노력에 힘입어 식량 부족과 약물 남용, 10대 임신 등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케리코 학교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도 점차 늘고 있다. 또 타비치가 지도하는 교내 과학 클럽 학생들이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열린 인텔 국제 과학 공학 박람회에 출전하거나 영국 왕립 화학협회에서 수상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