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지아에 한국 기업은 구세주 같은 존재다. 19일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서 전기배터리 공장의 첫 삽을 뜨는 행사를 가졌다. 2025년까지 총 16억7000만 달러(약 1조9000억 원)가 투입되는 등 단일 규모로 조지아주 역대 최대 투자다. 이미 10년 전 기아자동차가 이 지역에 진출한 후 부품공장 등 9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번에 SK이노베이션이 진출한 미 동남부 지역은 일명 ‘선벨트’로 불리는 신흥 자동차 산업 지역이다. 현대·기아차, 폭스바겐, BMW,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주변에 몰려 있다. 디트로이트 등 ‘러스트 벨트’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를 걷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러스트벨트가 녹슬어가는 과정을 지켜본 선벨트는 GM 같은 강성 노조문화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토지 등 인프라, 세금 혜택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 당국의 헌신적 외자 유치 노력과 함께 이 같은 온건한 노사문화가 글로벌 기업들이 터를 잡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투자 유치 협상 막판에 미국 시간으로 새벽에 최종 제안을 했는데 주지사까지 승인이 나는 데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