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 시대 초기 피아노, 소리 선명하고 울림 짧은 편 “작곡 의도 정확히 알 수 있어”
모차르트 시대 악기장인 슈타인의 악기를 재현한 1985년산 포르테피아노. 저음과 고음 부분의 현이 평행하게 걸려 있으며 현을 지탱하는 금속 프레임이 없다. 토미하프시코드 제공
이날 행사는 옛 건반악기 수입 및 대여업체 토미하프시코드가 주최한 포르테피아노 시연회. 모차르트 시대의 유명 피아노 제작자 요한 안드레아스 슈타인(1728∼1792)의 악기를 복제한 1985년산 포르테피아노가 주인공이었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슈타인의 악기는 어느 건반을 치든 고른 소리가 난다’며 격찬한 바 있다.
시연회에서는 구민수 토미하프시코드 대표가 포르테피아노와 슈타인 악기의 특징을 설명한 뒤 피아니스트 이은지가 하이든과 모차르트, 디아벨리 등의 피아노 작품을 연주했다. 이어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영과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7번 협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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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피아노는 1700년경 이탈리아의 악기장인 크리스토포리가 피아노를 발명한 뒤부터 대체로 19세기 초 베토벤 시대까지의 피아노를 뜻한다. 전 씨는 “소리가 길게 지속되는 현대 피아노와 달리, 특히 슈타인 악기 같은 빈(Wien) 식 포르테피아노는 소리가 선명하게 시작돼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음표 사이의 간격을 다양한 뉘앙스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의 피아노 음악을 포르테피아노로 연주한 음반들이 소개되면서 이 악기들의 소리는 국내 음악팬들에게도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국내 무대에 포르테피아노가 등장하는 일은 아직 흔치 않다. 구 대표는 “피아노의 조상인 하프시코드가 국내에 수백 대 보급된 데 비해 초기 피아노인 포르테피아노는 아직 10여 대에 불과하다. 연주회장이나 단체가 보유한 것은 없고 모두 개인 소장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 씨는 “옛 악기의 소리를 알면 그 시대에 활동한 작곡가의 의도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음악팬들이 포르테피아노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고전주의 시대 건반음악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