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6차례 인터뷰서 北압박
○ 노골적 北 불신 드러내는 강경파
볼턴 보좌관은 10일(현지 시간) 미 ABC방송 및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눈 한 번 깜빡임 없이(unblinkingly) 정확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단계적 비핵화가 아닌 일괄 타결, 즉 빅딜을 고수하겠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행동 대 행동’ 술책에 속아 넘어갔던 전임 대통령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지렛대(leverage)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차 정상회담 결렬 직후 “미국은 그 나라(북한)를 인치 단위로 파악하고 있다(We know every inch of that country)”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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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보좌관은 특히 북한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오바마, 부시, 클린턴 정부가 모두 북한과의 협상에서 실패했던 전례를 환기시키며 “북한은 1992년부터 최소 5번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동안 비핵화를 전혀 안 했다. 흥미롭지 않냐”고 반문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놀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나는 북한을 조지 W 부시 정부 때부터 봐 왔다.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그 어떤 ‘게임’도 더 이상 나를 놀라게 하지 않는다”며 냉소적인 면모를 보였다.
○ ‘볼턴의 시대’가 온다
외교 전문가들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는 빅딜 문건도 볼턴 보좌관이 주도해서 작성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의 영향력은 지난해 제임스 매티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행정부 내 소위 ‘어른들의 축’이 줄줄이 퇴장하면서 점점 확대됐다. 미 정치전문지 애틀랜틱은 4월호에서 “오로지 대통령의 질문에만 답하는 볼턴이 미 외교안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됐다”며 “볼턴은 김정은을 적으로 여기고 있으며 할 수만 있다면 북-미 협상을 결렬시키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볼턴 보좌관이 ‘리비아식 해법’(선비핵화, 후보상)을 떠오르게 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것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월 말 밝힌 ‘동시적·병행적 이행’ 기조와 꼭 상충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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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