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보 처리방안 계획에 “철거 위한 수순 아니냐” 의구심 생활-농업용수 공급에 차질 빚고 관광-레저시설도 피해 우려
9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레포츠밸리 수상레저센터 내 계류장에서 한 직원이 모터보트를 점검하고 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 수상레저시설 무용지물 되나
9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레포츠밸리 수상레저센터. 겨울철 안전점검을 마치고 개장한 첫날인 이날 센터 직원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앞서 7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열린 낙동강 하류수계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7월경 합천창녕보를 추가로 열어 현재 9.2m인 수위를 4.9m까지 낮추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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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센터를 찾은 손님은 약 1만 명. 많을 때는 하루 평균 200∼300명이 레저를 즐겼다. 박경하 낙동강레포츠밸리 과장은 “수위가 지금보다 낮아지면 모터보트 같은 동력 레포츠는 하기 힘들다”며 “이제 막 마니아층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센터 운영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달성군만이 아니다. 경북 구미시는 2017년 칠곡보 상류 11km 지점에 구미낙동강수상레포츠체험센터를, 상주시도 비슷한 시기에 상주보와 낙단보 상류에 각각 수상레포츠센터를 만들었다. 낙동강 보를 상시 개방하면 이들 시설도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 “각종 용수 공급에도 차질”
앞서 1일 찾은 경북 의성군 낙단보 앞 낙단교에는 ‘농민 죽이는 보 개방 즉시 중단하라’ ‘보 개방 결사반대’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낙동강 상류 낙단보 상주보 구미보는 환경모니터링을 위해 부분 개방 중이다. 주변 농가의 양수장 사용 시기에 맞춰 이달 중으로 수위를 회복하기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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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상주보·낙단보개방반대대책위원장은 “보통 지하 10∼16m 깊이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는데 보 개방 이후 지하수가 안 나온다. 지금도 이런데 보를 상시 개방하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가 늘 열릴 때를 대비해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양수시설 개선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구 경북 낙동강 수계의 양수시설은 모두 84곳. 규모에 따라 1곳당 3억∼10억 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강정고령보 상류에는 하루 평균 대구지역 생활용수의 67%인 52만 t을 생산하는 매곡·문산취수장이 있다. 강정고령보가 완전히 열리면 취수구보다 수위가 낮아져 용수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대구시가 신성장 핵심 동력으로 삼는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물산업클러스터 조성도 지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천창녕보 수위가 낮아지면 물산업클러스터에 공업용수를 공급할 구지취수장의 취수구도 물보다 위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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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