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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전 금메달 목에 걸었던 히로시마 찾은 이명구·유영동 “감개무량”

입력 | 2019-03-07 07:15:00

아시아경기 남자복식 예상 깬 금메달 합작
이천시청, NH농협은행 감독으로 국제대회 출전
선수 때에 이어 지도자로 동반 우승 다짐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에서 정구 남자복식 금메달 획득을 다룬 동아일보 지면.

정구가 처음 아시아경기 정식종목에 채택된 때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였다. 한국 정구 1호 아시아경기 금메달은 남자 복식에서 나왔다. 20대였던 이명구와 유영동이다. 당시 동아일보는 ‘조 구성 1년반 만에 대표주자로 떠올라’는 제목으로 두 선수의 스토리를 보도했다. ‘예상을 뒤엎고’. ‘영호남이 힘을 합쳐’ , ‘후위 이명구가 득점 기회를 열어주면 188cm 유영동이 긴팔을 이용한 결정적인 스매싱으로 점수를 올렸다’는 표현도 나온다. 이명구와 유영동은 결승에서 세계 1위였던 장한섭-이석우 조를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정구 금메달 합작 이후 다시 히로시마를 찾은 이영구 이천시청 감독(왼쪽)와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 이천시청 제공

한국 정구를 빛낸 이명구(51)와 유영동(45)이 이번에는 중년 나이의 지도자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깃든 일본 히로시마를 찾았다. 이명구는 이천시청 남자 정구부 감독으로, 유영동은 NH농협은행 여자 정구부 사령탑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제23회 아시아컵 히로시마 국제정구대회에 출전한 것이다.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단체전(3복식)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에 나서기 위해 두 팀은 6일 출국해 현지 적응을 시작했다. 두 감독이 히로시마를 함께 찾은 것은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로 뛰었던 25년 전 아시아경기 이후 처음이다.

히로시마 국제정구대회 출전을 위해 현지에 도착한 이천시청과 NH농협은행 선수단.


1998년 처음 이천시청 지휘봉을 잡은 이명구 감독은 “오랜 만에 파트너(유영동 감독)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소를 방문하니 감개무량하다. 유 감독 뿐 아니라 그때 함께 했던 동료들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5년 전 한국팀을 지원했던 일본인 다나카 형제 등 일본인들도 다시 만나니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영동 감독 역시 “존경하는 이명구 감독님과 함께 해서 더욱 뜻깊다.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당시 같은 대표팀이었던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부단장님이 이번엔 못오셨는데 함께 하셨으면 더욱 뜻깊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기대주 문혜경(왼쪽) 백설

이천시청과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히로시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국내 최강이지만 정구 종주국 일본에서 열리는 무대이다보니 최근에는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통산 4번 우승했던 NH농협은행은 2010년 이후 9년 만에 패권을 노린다. NH농협은행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과 백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천시청의 간판스타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지용민이다. 이명구 감독은 “이천시청을 명문구단으로 키워보고 싶다. 선수 때 금메달을 합작한 유영동 감독과 지도자로 동반 우승을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명구 감독은 부산 동아고를 거쳐 경성대를 졸업했다. 유영동 감독은 상산중과 매산고, 순천대를 거쳤다.

두 감독은 “히로시마는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만약 정구가 히로시마에서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면 우리 인생도 달라졌을지 모른다”며 손을 맞잡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