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끝난지 74년 지났지만… 나치 헌터, 90대 생존자까지 추적 공소시효 없애고 증언만으로 처벌… 요즘도 한해 30명 용의자 붙잡아
2일 프랑스의 독일 접경도시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대교회당의 대리석 기념비가 파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알랭 퐁타넬 부시장은 반유대주의 사건으로 규정했다. 알랭 퐁타넬 스트라스부르 부시장 트위터
독일에서는 청소년기에 나치 수용소 경비병을 맡았던 90대 고령자에 대한 재판이 아직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1944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비를 맡았던 한스 베르너(96)도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그는 이 수용소에서 살해당한 3만6223명의 살인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차대전이 끝난 지 74년이 지났지만 선조들의 잘못을 밝혀내려는 독일 나치범죄중앙수사국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은 러시아 모스크바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세계를 훑으며 나치에 가담했던 생존자들을 찾고 있다. 2차대전 당시 20세 초반에 불과했던 이들은 90대가 됐고 최대 수천 명이 아직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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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기소된 레보겐은 “나는 가스실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14세의 나이로 슈투트호프 수용소에 있었던 주디 메셀 씨(90)는 그를 정확히 기억했다. 그는 소견서에서 “그는 내가 평생 그리워한 엄마를 죽인 살인자들을 도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최근 유럽에서 극우주의가 확산되고 있고 반유대주의 사건도 잇따라 발생하기도 한다. 2일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유대교회당 기념비가 파손됐다. 알랭 퐁타넬 스트라스부르 부시장은 “반유대주의 징후를 내포한 사건”이라며 “슬프게도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스트라스부르 북동쪽에 위치한 카체나임 지역에서도 유대인 묘비 80여 개에 나치 문양을 그려 넣는 등 반유대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해 반유대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