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호 규제 샌드박스 5건 승인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규제특례심의회를 열고 한전이 신청한 ‘전력데이터 공유센터 안건’을 포함한 5개 사업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달 11일 현대자동차의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등 4개 안건을 ‘규제 샌드박스 1호 사업’으로 푼 데 이어 보름 만에 5개 사업을 추가로 허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다음 달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전력데이터 공유센터를 공식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 센터는 민간, 공공 등 전력데이터가 필요한 사업자에게 전력사용량과 전기료 납부 현황 등 전기와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공개하는 일을 한다. 한전은 개인정보를 알아볼 수 없도록 가공한 데이터를 수요자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전력데이터에 들어가는 개인정보는 성별, 이름, 주소, 연락처, 고객번호 등이다. 한전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개인정보 적정성평가단을 통해 기업이나 복지시설이 요구한 정보의 성격에 맞게 개인정보를 알아볼 수 없게 처리한 뒤 공개할 계획이다.
이렇게 가공된 데이터는 민간 기업의 상권 분석이나 복지 서비스, 에너지 수요 관리사업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기관이 이 데이터를 이용하면 혼자 사는 노인을 돌보는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평소 전기 사용량 데이터와 실제 사용량을 비교하다가 갑자기 전기 사용량이 줄어드는 경우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홀몸노인 가구를 직접 방문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자 산업부 산업기술정책과장은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 통계청 데이터 프리존처럼 민간에서 필요한 전력 관련 공공데이터를 개인정보를 지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다만 전력데이터가 필요한 사업자는 직접 공유센터를 방문해야 전력 정보를 받을 수 있다. 현장에서 한전이 준 데이터로 상권 분석 등 필요한 결과물을 뽑은 뒤 최종 결과만 외부로 가져갈 수 있다. 정보가 무작위로 유출돼 악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이날 심의회에서는 수동 휠체어 앞부분에 킥보드 모양의 전동보조장치를 달도록 하는 수동식 휠체어 전동보조키트와 순도 93%의 산소를 의약품으로 임시 허가해주는 안건도 처리됐다. 유산균의 한 종류인 프로바이오틱스로 만든 화장품도 안전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허가해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