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제작 업체 ‘다인정공’ 직원이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의 도움을 받아 작업을 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안정성과 다양한 로봇 기능을 바탕으로 양산 1년여 만에 유럽과 아시아 등에 판매망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협동로봇은 공장자동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공장자동화가 아예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다면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하기 위해 설치되는 장치다. 또 바퀴를 달아 이동도 할 수 있어 공장 어느 곳에든 배치가 쉽다. 이 때문에 산업현장에서는 협동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감소를 보완할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조 부장은 “구인난을 겪는 중소업체나 주 52시간 근무로 생산성 감소를 걱정하는 제조 현장에서 협동로봇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 2025년 92억 달러 시장, 한화와 두산이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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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밀기계의 협동로봇 시연 모습.
협동로봇시장은 2000년대부터 유럽 기업들이 상용화를 시작했지만 최근에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요에 맞춰 공급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다. 공정을 재빨리 변화시키거나 생산 품목을 유연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산업계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협동로봇에 눈을 돌린 것이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2015년 약 1억 달러(약 1100억 원)규모였던 협동로봇시장이 2022년에는 약 33억 달러(3조6000억 원), 2025년에는 약 92억 달러(10조3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앱 터치만으로 협동로봇 조정
이날 기자가 직접 조종해본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였다. 두산은 ‘토크 센서’라 불리는 감지 장치를 달아 로봇이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도록 했다. 함께 작업을 할 때 사람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협동로봇은 사람으로 치면 손목부터 어깨까지의 기능을 한다. 사용자들은 손의 기능을 하는 각종 장치를 필요에 따라 갈아 끼우며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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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직원들이 200여개 공장을 돌아다니며 공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모아 앱에 넣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앱에는 ‘잡아라’ ‘움직여서 내려놔라’ 등 로봇의 다양한 기능과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한화정밀기계도 비전문가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아이콘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기업은 지난해부터 협동로봇을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라종성 한화정밀기계 로봇사업부장(상무)은 “식당 서빙과 호텔 룸서비스, 실버타운의 요양 역할 등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조 현장의 생산성, 수익성 개선은 물론이고 사람이 더 편하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