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오해와 진실
간헐적 단식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여대생 A 씨(24)는 평소 식욕 조절이 힘들어 체중을 줄이기 어려웠다. 어렵게 성공했더라도 유지에 번번이 실패했다.
졸업을 앞둔 작년 가을. A 씨는 힘든 일정에 쫓기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부족했다. 부족한 잠을 보충하느라 아침 식사는 거르고 점심, 저녁에만 식사를 하거나 하루 한 끼만 먹기 일쑤였다. 식사는 제한 없이 먹고 싶은 것을 먹었다. A 씨는 점점 몸이 가벼워지고 입던 옷도 헐렁해지는 것을 느꼈다. 체중을 측정해 보니 6개월 새에 3kg이 빠졌다. 의도치 않게 오후 12시부터 8시 사이에만 식사를 하는 16 대 8의 간헐적 단식을 실천했던 것이다.
시간 제한만 있고 음식 제한은 없어
간헐적 단식의 특징은 시간 제한을 하는 대신 음식 제한은 하지 않는다. ‘죽지 않을 만큼만 먹고 죽을 만큼 운동해야 살이 빠진다’는 고전적인 다이어트 법칙에 지친 사람들에게 간헐적 단식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간헐적 단식의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16 대 8, 5 대 2 방법. 16 대 8은 하루 중 8시간을 식사 가능한 시간으로 정해놓고 나머지 16시간 동안은 물만 마신다. 5 대 2 방법은 일주일 중 비연속적으로 2일을 선택해 저녁(혹은 아침, 저녁)에 제한된 열량(여성 500Cal, 남성 600Cal)을 섭취하고 나머지 5일은 평소처럼 식사한다. 삶은 달걀 3개, 저지방 우유 한 잔, 바나나 1개, 셀러리 4쪽을 먹으면 약 450Cal 정도 된다. 여기에 시리얼 한 줌 정도를 더 먹으면 600Cal 정도다. 따라서 2일은 단식하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시간만 지킨다고 체중 감량 어려워
과연 간헐적 단식으로 음식의 종류와 양은 상관없이 맘껏 먹어도 살이 빠질까?
관련 동물 연구를 보면 간헐적 단식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열량을 제한해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결국 간헐적 단식은 불필요한 열량 섭취를 줄이고 밤 시간 동안 음식물 섭취를 막아 정상적인 신체 리듬을 회복하고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도 “체중 감량은 열량 제한 없이 가능하지 않다”며 “간헐적 단식은 금식에 대한 보상심리로 정해진 시간이 되면 폭식을 할 가능성도 있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만 지킨다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섭취하는 음식의 열량을 제한해야 한다.
다이어트 효과 보려면 생활습관 개선부터
체중 감량의 적정 속도도 중요하다. 비만 환자라면 한 달에 2kg 정도 감량을 권장한다. 급작스럽게 살을 빼거나 무조건 먹는 양을 줄이면 근육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후에 기초대사량이 줄어서 살이 더 찌기 쉬운 상태로 바뀔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간헐적 단식보다 하루 3회 식사하며 적게 챙겨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이는 신체 리듬과도 맞고 장기적 실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편적이고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만을 단기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하기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장기간에 걸쳐서 조절해야 하는 만성질환으로 생각해야 한다.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다. 먹는 것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살이 빠진다. 간헐적 단식은 다이어트의 한 방식일 뿐이다. 소비하는 열량이 전과 같다면 8시간 이내에만 먹는다고 해서 체중 감량 효과를 오래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근육량을 늘리고 몸에 이로운 것을 적당량 먹고 운동을 즐긴다면 건강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정은정 인턴기자 고려대 의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