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고품질” 소비자 입소문… 백화점 ‘PB 의류’ 불티나게 팔려 호텔은 ‘프리미엄 PB’ 전략 디퓨저-젓가락 ‘고급’으로 승부, 안경-맞춤셔츠까지 상품 확대
자체 브랜드(PB) 열풍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엘리든. 롯데백화점 제공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할인점 등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PB 브랜드가 최근 백화점과 호텔 등 고급 브랜드를 다루는 곳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다양한 상품 개발과 품질 개선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여성의류 등 PB 통합 편집숍 ‘엘리든’ 매출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15.7% 늘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여성 의류 자체 브랜드 1온스의 캐시미어 머플러는 월평균 5000개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PB 상품이지만 세계 캐시미어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몽골산 캐시미어를 100% 사용했다. 가격은 기존 캐시미어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편집숍에 PB 상품을 처음 선보이자마자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면서 “브랜드 로열티, 판로 확보 등에 필요한 비용을 품질 향상과 가격 최소화에 반영한 것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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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브랜드(PB) 열풍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백화점 원테이블, 서울 더플라자 호텔 P컬렉션. 각 업체 제공
높은 품질의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PB 산업 진출에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PB 선글라스 매장인 뷰에 15개 스타일의 안경 제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안경 사업에 뛰어든다. 100% 국내 생산으로 비욘드클로젯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가격은 젠틀몬스터 등 기존 브랜드보다 10∼20% 저렴하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안에 전국에 매장을 17곳까지 확대하고 지역 안경 매장 50곳에도 납품하기로 했다. PB 브랜드로는 최초로 면세점에도 입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프리미엄 맞춤 셔츠 자체 브랜드인 ‘카미치에’를 론칭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보다는 가격이나 품질을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품질을 앞세운 PB 시장은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