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대학에선 문화예술계 인사도 단골 초청연사다. 무명 시절의 실패와 좌절을 딛고 꿈과 도전의 인생을 살아온 이들의 축사는 전·현직 대통령이나 기업인, 정치인 못잖게 인기다. 가난한 이혼녀에서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작가가 된 조앤 롤링은 2008년 하버드대에서 “누구나 실패할 수 있지만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실패”라고 역설했다. 미국 코미디언 코넌 오브라이언의 2011년 다트머스대 축사, “실패로 새롭게 태어나라”는 메시지도 여전히 회자된다. 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2015년 뉴욕대 예술대 졸업식에서 “여러분은 해냈다. 그리고 엿 됐다”는 파격으로 시작해 오디션에서 거절당하더라도 “다음에(Next)”라는 주문을 되뇌라고 당부했다.
▷국내 대학의 졸업식은 내외 귀빈을 일일이 호명하며 참석자들을 졸게 만드는 뻔한 축사가 많았지만 요즘 변화가 일고 있다. 26일 서울대 졸업식에선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제작자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47)가 축사를 한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방 대표는 재학 때인 1994년 한 음악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며 가요계에 발을 들인 뒤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2005년 자신의 회사를 세우고 2013년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켜 세계적 그룹으로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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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논설위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