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열차 타고 김일성·김정일 향수 자극할까 이동시간·경호부담 고려하면 비행기가 실용적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방문하기 위해 중국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1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6.11/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장거리 해외 원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 위원장이 이용할 교통수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네 차례의 방중 때 두 번은 열차, 두 번은 비행기를 이용했다. 평양에서 약 4753㎞ 떨어진 싱가포르로 갈 땐 중국 항공기를 빌려 탔다.
2759㎞ 떨어진 베트남 하노이까지는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인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를 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열차로 하노이를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는 철로 폭이 같아 한 번에 열차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사전 답사를 위해 하노이에 체류 중인 북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16일(현지시간) 베트남-중국 접경지역인 랑선성의 도로 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열차 방문 가능성에 한층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다낭보다 하노이를 선호한 이유 중 하나가 철로 이동 가능성 때문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만약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해 베트남을 방문할 경우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미지를 연상시킴으로써 주민들에게 지도자로서의 권위, 정통성을 부각할 수 있을 거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1차 방중과 올해 1월 4차 방중 때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국내 이동 때도 종종 비행기를 이용하는 김 위원중이 굳이 편도 15시간이나 걸리는 열차 이동을 택한 건 안전에 대한 고려와 함께 이러한 정치적 의도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 소식을 10일자 지면에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9일 오후 평양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올라타며 인사를 하는 모습. (노동신문) 2019.1.10/뉴스1
또 열차 이동에는 경호에 품이 많이 드는데 경유국인 중국이 김 위원장을 위해 교통 등을 통제하는 배려를 해준다면 김 위원장으로선 ‘중국의 지원을 업고 북미 담판에 나선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할 수도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5일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인데, 만약 열차로 하노이와 평양을 왕복한다면 일주일 넘게 평양을 비우게 된다.
또 1·4차 방중 때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비밀에 부쳐졌지만 이번엔 일정이 미리 공개된 상황이어서 경호 부담이 너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실용성, 효용성에 방점을 두고 필요하면 비행기를 빌려서라도 타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며 “굳이 열차를 타고 그 긴거리를 가겠느냐”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오갈 때 중국 항공기를 빌려 탔다. 이를 놓고 참매 1호는 장거리 운항 경험이 없고 낡아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항공편으로 하노이를 찾을 경우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탈 것으로 관측되지만 또 한 번 중국 항공기를 빌려 탈 가능성도 없진 않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