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농부농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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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막노동꾼’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고백한 여성 아나운서의 글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임희정 전 광주 MBC 아나운서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브런치’에 ‘저는 막노동하는 아버지를 둔 아나운서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을 ‘개천에서 난 용’이라고 소개하며 글을 시작한 임 전 아나운서는 “1948년생 아버지는 집안 형편 때문에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도 채 다니지 못했다”면서 “일찍이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하는 노동을 하셨고 어른이 되자 건설현장 막노동을 시작했다. 그 일은 5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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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딸, 1984년생인 자신은 ‘대학원 공부’까지 마쳤다며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세 군데를 다녔고, 사내 아나운서로 시작해 지역 mbc 아나운서로 근무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라디오 DJ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전 아나운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만 보고 자신을 번듯한 집안에서 잘 자란 사람으로 여겼다고 했다. “아버지는 무슨 일 하시느냐”는 물음에 “건설 쪽 일을 하신다”고 답하면 당연히 자신의 아버지는 건설사 대표나 중책을 맡은 사람이 됐고 “부모님은 어느 대학을 나왔나”라는 물음에 대답하지 않아도 부모님은 ‘대졸자’가 돼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부모님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난과 무지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나는 막노동하는 아버지 아래서 잘 자란 아나운서 딸이다. 내가 개천에서 용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직하게 노동하고 열심히 삶을 일궈낸 부모를 보고 배우며, 알게 모르게 체득된 삶에 대한 경이(驚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를 움직인 가장 큰 원동력도 부모였다”며 “물질적 지원보다 심적 사랑과 응원이 한 아이의 인생에 가장 큰 뒷받침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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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돈 많으면 죄짓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 시대...용감한 고백 감사합니다’ ‘훌륭하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부모님께서 자식을 정말 잘 키웠다’ ‘오랜만에 훈훈한 글’ 등 의견을 남기며 임 전 아나운서를 응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