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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완승’ 허웅, 허훈 형제의 첫 맞대결

입력 | 2019-02-13 21:31:00

농구대통령의 두 아들 허웅·허훈 형제가 프로 첫 맞대결을 펼쳤다. DB의 허웅(왼쪽)과 KT의 허훈은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만났다. 결과는 형 허웅의 완승이었다. 24점·5리바운드·6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원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국내 프로농구 형제 선수 허웅(26·186㎝)과 허훈(24·180㎝)이 생애 첫 맞대결을 펼쳤다.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격돌했다.

허훈과 허웅은 농구를 시작한 이후 프로에 입단하기 이전까지 같은 길(용산중·고~연세대)을 걸어 정식 경기에서 대결을 펼칠 일이 없었다. 허훈이 프로에 입단해서도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동생 허훈이 프로에 입문한 시기에 앞서 형 허웅은 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허웅이 올해 1월 제대하면 둘은 같은 리그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대결하게 됐다.

장소가 원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아버지 허재(54)가 현역선수로 마지막을 장식한 곳이 바로 원주였다. 둘은 어린 시절이었던 2004년 원주에서 진행됐던 아버지의 공식 은퇴 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허웅은 아버지가 은퇴한 팀을 인수한 DB에서 활약 중이다. 2004년 때만 해도 농구선수의 꿈을 키우지 않았던 둘은 이후 나란히 농구공을 잡고 같은 길을 걸어왔다.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둘의 맞대결은 형의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 전에 쏟아진 인터뷰 요청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탓인지 1쿼터는 둘 모두 주춤했다. 서로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허웅은 득점이 없었고, 허훈은 2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둘 모두 슛 성공률은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2쿼터부터 형은 살아났다. 허웅은 2쿼터에만 9점을 쏟아냈다. 반면 허훈의 부진은 계속됐다. 3쿼터 시작 후에도 허웅은 3점슛 등 득점을 꾸준하게 쌓았지만 허훈이 시도한 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허웅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24점·5리바운드·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DB의 80-53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2연승을 기록한 DB는 22승22패로 단독 6위가 됐다. 허훈이 5점·3리바운드로 부진한 KT(22승21패)는 3연패에 빠져 경기가 없었던 오리온에 공동 4위를 허용했다.

허웅은 “훈이가 부상으로 1~2달을 쉬었다. 그걸 봤을 때 형으로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복귀한 이후 잘했고, 최근 2경기도 좋았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보였다. 워낙 긍정적인 선수여서 잘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훈이가 워낙 돌파가 좋아 슛을 어느 정도 허용하더라도 돌파를 막기 위해 조금 떨어져서 수비를 하는 쪽으로 팀과 약속을 하고 나왔다. 그 부분이 효과가 있었던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우리의 맞대결이 별 것 아닌데, 많은 관심이 몰려서 부담이 됐다. DB의 선수로서 팀 승리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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