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정유미 불륜설 유포 10명 입건 방송작가가 소문 듣고 지라시 제작… 지인에 지인 거치며 무차별 확산 경찰, 9명 기소의견 檢송치 예정… 당사자들 “지인에 소문 전했을뿐” SNS 통해 제3자 명예훼손땐, 사실여부 관계없이 처벌 가능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프리랜서 작가 정모 씨(29·여)는 이 씨가 지라시를 처음 보낸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15일 새벽, 동료 작가로부터 나 PD와 정유미의 불륜에 관한 소문을 전해 들었다. 정 씨는 같은 날 오전 11시경 지인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다 ‘불륜설’을 전달했다. 불륜설의 소문은 다시 다른 제3자들 간의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근무하는 이모 씨(32·여)에게도 들어갔다. 정 씨와 일면식도 없는 이 씨에게 소문이 전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이 씨는 ‘지라시’ 형태로 소문을 재가공해 주변 지인들에게 전송하기 시작했다. 이후 3일 동안 50여 개 카톡방을 거쳐 전송된 지라시는 역시 수백 명이 모인 카톡방에 흘러들어가면서 무차별적인 확산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17일 오후부터 나 PD와 정유미가 불륜 사이라는 가짜뉴스가 카카오톡으로 빠르게 퍼지자 소문의 당사자인 두 사람은 최초 유포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카카오톡 전송 과정을 역추적해 최초유포자 등을 찾아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륜설을 최초 작성한 방송작가 이 씨와 프리랜서 작가 정 씨 등 3명과 불륜설을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 게시한 간호사 안모 씨(26·여) 등 6명을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관련 기사에 욕설 댓글을 단 김모 씨(39·여·무직)를 모욕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중 고소가 취소된 단순 중간 유포자 30대 여성을 뺀 9명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 “단순 유포자도 처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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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 측이 온라인 최초 유포자와 블로그 게시자로 특정해 고소했기 때문에 중간 유포자는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전달했다면 내용의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처벌될 수 있다. 현행법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실을 전달했더라도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거짓정보를 유포해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메신저를 통해 1 대 1로 지라시 내용을 전달했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 한 여성 치어리더를 성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을 여자친구에게 보냈던 프로야구 선수가 2016년 7월 벌금형의 유죄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 메신저를 통해 단둘만 주고받은 내용이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공연성)이 있다면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
김자현 zion37@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