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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의 땀과 눈물 기억하겠습니다

입력 | 2019-01-10 03:00:00

[제복이 존경받는 사회]
동아일보-채널A 제정 제8회 영예로운 제복賞 시상식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선정한 ‘제8회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들이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고 김선현 경감 동료 장일봉 경위, 성철경 경위, 고 정연호 경위 부인 서지연 씨, 박성록 경감, 고 김신형 지방소방장 남편 이충준 씨, 고 김은영 지방소방사 어머니 안미연 씨, 고 문새미 지방소방사 아버지 문태창 씨. 뒷줄 왼쪽부터 안효삼 중령, 송승현 상사, 고정선 경위, 전덕구 중령, 이용순 경감, 권영환 중령, 노영수 상사(진급 예정자), 김대원 지방소방위. 공무 중 순직한 위민경찰관상, 위민소방관상 수상자 5명은 가족이나 동료가 대리 수상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고 김선현 경북지방경찰청 경감은 토요일이었던 지난해 7월 7일 저녁 경북 안동시 자택에 오랜만에 가족이 모두 모인 기념으로 외식을 했다. 평소 공부하느라 대구에서 지내던 두 자녀는 두 달여 만에 집으로 와 부모와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새벽 김 경감은 자고 있는 딸과 아들에게 뽀뽀를 해주고 근무지인 영양파출소로 출근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김 경감은 난동을 부리는 정신질환자를 제압하려다가 흉기에 찔려 숨졌다.

김 경감이 순직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가족들은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그대로 쓰고 있다. 김 경감의 부인(50)은 “애들 아빠가 어느 순간 집에 돌아올 것만 같아 아직도 비밀번호를 못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26년간 경찰에 헌신한 가장(家長)의 황망한 죽음이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김 경감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8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위민경찰관상을 받았다. 아버지를 존경해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딸은 지난해 12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관이 됐다. 지난해부터 순경 공채를 준비한 딸은 아버지가 근무했던 경북경찰청에서 일하게 됐다. 김 경감 부인은 “딸이 경찰관이 되면 아빠랑 나란히 정복 입고 사진 찍고 싶다는 얘기를 늘 해왔다”고 말했다.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올해는 국방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이 추천한 후보 중 대상 1명과 제복상 6명, 특별상 2명, 위민경찰관상 3명, 위민소방관상 3명 등 모두 15명에게 시상했다. 대상 수상자로는 22년 동안 바다를 누비며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을 단속해온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박성록 경감(47)이 선정됐다.

조동주 djc@donga.com·우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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