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년 4Q 영업익 10.8조 그쳐, 7분기만 최저 수요 줄어 D램·낸드값 하락, 12월 반도체 수출도 ‘마이너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 (뉴스1DB) 2018.1.8/뉴스1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한참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잠정 실적을 내놓았다. 국내 수출의 20%를 책임지는 반도체 수출 급감이 기업 실적으로 재확인된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5G 통신장비 생산공장 가동식과 반도체 사업장을 잇따라 찾아 기술혁신을 독려한 배경도 어닝쇼크에 따른 위기감으로 읽힌다.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는 민간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트 반도체’가 될 미래 새 먹거리 사업찾기도 당장의 과제로 떠올랐다.
8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지난해 잠정 연간 매출액은 243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58조9000억원 가량이다. 영업이익률이 24.2%에 달하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로 2017년 매출 239조6000억원, 영업이익 53조6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1년 만에 재작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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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지난해 4분기 들어 역성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글로벌 IT업계가 투자를 줄이고 재고 조정에 나선 탓이다. 글로벌 시장의 ‘큰 손’인 애플의 판매 부진과 중국의 성장 저하, 소비 감소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 집계한 10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은 2017년 1분기(9조900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13조원대의 증권업계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에도 함참 못 미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주 발표한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88억달러로 2017년 12월(96억달러) 보다 8.3% 줄었다. 27개월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반도체 수출이 줄고 기업 실적은 고점에서 밑으로 꺾인 셈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올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돼 실적 상승 흐름이 재개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성수기 진입과 새 CPU 수요 확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 긍정 요인이 적지 않다”(삼성전자 관계자)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에 따른 기술우위로 공급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새 반도체 수요 창출과 미래 먹거리 사업 육성 가속화에 나선 것도 이런 위기감의 방증이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도 새해 벽두부터 위기 돌파를 위한 현장 경영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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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하루 전인 지난 3일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5세대(5G) 이동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을 찾기도 했다. 반도체를 넘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적 행보란 평가가 나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