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가고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WHO(세계보건기구)나 확률형 아이템 이슈, 중국 시장 개방 등 게임업계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대형 사건들이 산재해있어 주목을 끈다. 새해 칼럼을 쓰면서 이토록 망설여지는 적이 없었다고 기억할 정도로 올 해 분위기는 좋지 않다.
먼저 WHO의 행보는 게임업계에게 큰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 2018년 6월에 WHO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에 게임장애를 질병 코드로 등재하기로 하고, 올해 5월 WHO 총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화는 WHO의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에 게임장애(게임중독)를 질병으로 분류, 등재되는 것을 의미한다.
WHO 로고(출처=게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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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게임업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대형 규제가 만연한 가운데, 정작 문제는 게임업계에서 자율규제를 제외하고는 이들에게 마땅히 대응할만한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명분에서 완벽하게 밀리는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WHO의 공세는 글로벌적인 기류이긴 하지만, 그동안 '게임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국내 게임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더라면 국내의 분위기는 사뭇 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세간의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WHO 보다도 더 싸늘하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출처=게임동아)
지난 2018년 11월28일에 게임업계 인사들과 만난 이낙연 국무총리의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해결해야한다"는 한마디는 게임업계의 현주소가 어떤지 알려주는 단적인 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게임인식 전환'을 목표로 하는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찬가지로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있어서도 게임업계를 편드는 이는 거의 없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많은 관계자들이 게임업계의 자성을 요구해왔지만 게임업계가 돈 벌기에 급급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규제 행보에 긍정적인 댓글이 주로 달리는 것만 봐도 게임업계가 얼마나 많이 반성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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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해 게임 시장에는 강력한 규제 외에 긍정적인 요소가 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바로 중국 판호가 재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비록 중국 내부의 내자 판호만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외자 판호 심사가 도입되어 걸어잠긴 중국의 빗장이 열린다면 국내 게임업계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등의 PC 온라인 게임들이 강력한 수혜 게임으로 손꼽히면서 중국 시장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게임으로는 ''검은사막 모바일'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이 강력한 수혜 게임으로 지목받고 있다. FPS 게임으로는 37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와 중화권 합작 계약을 마친 온페이스게임즈의 '컴뱃 솔져2'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으로 주목을 받는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올해 게임시장에 관심가는 부분이 적지않다. 컴투스의 새로운 시도인 '댄스빌'이나 왕년에 잘 나갔던 야구 게임을 다시 들고나온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 그리고 기존의 '리니지'를 전면 리마스터한 '리니지:리마스터' 등의 선전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2016 롤드컵 결승전(출처=게임동아)
또한 김영만 신임회장을 바탕으로 한 e스포츠협회, 레트로 게임의 트렌드화, 그리고 올해 롤드컵의 진행방향도 눈여겨 볼만 하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게임사들의 국내시장 잠식률이나 BTS 게임의 향방, 그리고 게임쪽을 진흥시킬 문화체육관광부의 움직임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려 한다.
앞서 언급했듯 올해의 게임업계는 위기에 처해 있다. 엄청난 규제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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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