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천 상지대 교양대 부교수
소비자들이 값비싼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는 이유는 건강 증진과 그 제품이 주는 여러 가치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소비자 성향, 영양역학, 보건역학, 환경역학 등의 분야에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기농축산물은 각종 영양소와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농업과 건강연구(Agriculture Health Study)’라는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인체가 화학농약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DNA가 교란되거나 손상돼 암, 만성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커진다. 반면 유기농식품을 장기 급식한 어린들에게서는 아토피성 피부질환이 낮게 나타났다. 유기농식품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에 기반을 둔 ‘신뢰재(Credence Good)’로 봐야 한다. 실제 시장에서는 사업 주체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다. 생산자는 소득, 정부는 증산, 유통 및 가공기업은 이윤, 소비자는 안전과 가족 건강이 주요 관심사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도 모두 공감하는 가치가 있다. 그것은 바로 ‘환경’이다.
이런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다 보면 90%가 화학비료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은 온실가스 감축, 생물다양성 향상, 토양의 탄소저장능력 향상에 우월하다는 보고가 많다.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이 ‘유기농 3.0’ 선언을 통해 유기농업이 기후변화시대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운동을 전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친환경농업 관련 단체들과 학계가 공동으로 친환경농업의 2030 혁신 비전으로 ‘생태환경보전과 건강한 먹거리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 기여’를 선언했다. 친환경농업 정책추진 20년 성찰의 결과이다. 유기농업은 공익적 가치도 크다. 따라서 그에 대한 적절한 직접보상이 제도화돼야 한다.
최덕천 상지대 교양대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