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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병원 다녀도 안 낫는걸 무슨 수로? 유소정 작가가 ‘요가 전도사’ 된 이유

입력 | 2018-12-22 14:00:00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샨티 요가에서. 이환 작가 제공

11년 전 어머니의 권유로 요가원에 간 게 계기가 돼 ‘요가 전도사’가 됐다. 병원을 다녀도 낫지 않은 어깨 통증이 요가를 통해서 말끔히 사라졌고 그 때부터 매일 요가와 함께 살고 있다. 요가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삶도 달라졌다. 유소정 여행작가협동조합 여행작가(48) 얘기다.

“젊었을 때부터 요가를 즐기던 어머니께서 계속 요가를 하라고 권유하셨다. 하지만 ‘알았어요’라고 답만 하고 가지 않았다. 어깨가 아파 정형외과 치료를 받았는데 한 달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의사는 연골에 염증이 있다며 다양한 치료를 해줬는데 소용이 없었다. 그 때 다시 어머니께서 요가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시작했다.”

사실 요가를 시작하면서도 미덥지는 않았다. ‘어떻게 요가가 어깨 통증을 없앨까’라는 생각을 했다.

“한쪽 만 아팠기 때문에 그쪽 어깨만 덜 쓰면 되지 하면서 요가원에 갔다. 그런데 한달 쯤 됐을까. ‘아 참 나 어깨가 아팠었는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 정도로 어느 순간 통증이 사라져 있었다. 참 신기했다. 그 때부터 요가에 매진했다.”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아무리 힘든 육체노동을 해도 요가를 하면 전혀 피곤하지 않다. 2년여 전 친구가 하는 파이 전문점에서 일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반죽 등 하루 종일 육체노동을 하고 피곤했지만 저녁에 요가원에 가서 한 시간 요가를 했더니 말끔했다. 그런데 친구는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했다. ‘요가를 하라’고 권유했는데 그 친구는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않았지만….”

유 작가는 매일 저녁을 요가로 마무리 한다. 한 시간씩 요가원에 가서 요가를 하고 집으로 가야 하루가 끝난다. 저녁에 약속이 있을 경우에만 아침에 요가원을 간다.

“요가를 할 때가 나만의 휴식 시간이다. 요가를 처음 시작할 때다. 한 시간 수련을 끝내고 시체처럼 누워 명상하는 사바사나 자세를 할 때 요가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하루 동안 나를 위해 산 시간이 없을 것이다. 이 한 시간은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써라. 즐기면서 몸을 릴렉스하라.’ 너무 좋은 말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온전히 나만을 위한 휴가로 생각하니 더 즐거웠다.”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샨티 요가에서. 유소정 작가(왼쪽)과 김수진 원장이 함께 동작하고 있는 모습. 이환 작가 제공

요가는 참 신비로웠다. 바른 자세로 자주 쓰지 않던 관절과 근육을 늘려주고 힘을 키우는 가운데 몸이 달라졌다. 그래서 제대로 공부했다.

“요가를 시작하고 약 4년이 지났을 때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누굴 지도하고 싶다기보다는 요가를 제대로 알고 싶었다. 그런데 요가는 배울수록 어려웠다. 하지만 쉽게 건강을 위해 한다고 생각하면 전혀 어렵지 않다.”

요가의 본고장 인도에서 요가는 수련을 목적으로 탄생했다. 다양한 동작과 호흡, 명상을 통해 해탈의 경지까지 가는 게 요가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다양하게 발전했고 최근엔 건강을 위한 요가로 발전했다. 유 작가가 배우는 요가도 ‘테라피 요가’로 치유가 목적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집 앞에 있는 샨티 요가(Shanti Yoga)에서 매일 수련하고 있다.

요가는 깊게 들어가면 어렵지만 쉽게 접근하면 쉽게 할 수 있단다.

“사람들은 ‘요가가 운동이 될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요가를 어렵게 생각한다. 몸을 완전히 비트는 동작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동작은 매일 수련하는 전문가들이나 하는 것이다. 쉬운 동작부터 하면 요가가 전혀 어렵지 않다. 요즘 많이 하는 스트레칭 체조를 좀 더 세밀하게 호흡하면서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안 되는 자세를 굳이 할 필요는 없단다. 되는 자세를 반복하다보면 안되는 것도 된단다.

“무슨 운동이든 힘들면 하기 싫어진다. 요가도 마찬가지다. 쉬운 동작이 많다. 쉬운 동작을 따라 하다보면 몸이 달라지고 그럼 마음도 달라진다.”

요가는 호흡법이 중요하다.

“호흡을 깊게 하지 않은 사람은 가슴까지만 한다. 요가는 복식호흡으로 내장 깊숙이까지 숨을 들이 마신다. 그럼 전신에 피가 돌아 혈액순환에도 좋다. 호흡이 안되면 숨이 차 어지럽고 두통이 온다. 호흡을 잘 못하면 근육이 뭉친다. 호흡을 잘 해야 한다.”

요가를 하면서 마음도 다스릴 줄 알게 됐단다.

“요가는 시작하기 전에 명상을 먼저 한다. 그리고 수련에 들어가는데 어느 순간 ‘화’라는 게 사라졌다. 마음이 다스려진다고 할까. 명상을 하고 복식 호흡을 하면서 다양한 수련 동작을 하면 내 몸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마음도 편안해 진다. 살면서 화낼 일이 없어졌다. 좀 다혈질인 친구에게 요가를 권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당신 화가 많이 줄었네’하더란다. 정신적으로도 수양이 된 것을 느꼈단다.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졌다고 하더라.”

한 때 다이어트 요가도 인기를 끌었다. 유 작가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요가를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친구들이 요가를 하면 살이 빠지냐고 물어본다. 그럼 이렇게 얘기한다. ‘살은 빠지지 않지만 몸매는 좋아진다. 보디라인이 좋아지고 근육에 탄력이 생겨 멋진 몸매가 된다’고. 살 빼려고 요가를 하지 말고 건강을 위해서 하라고. 그럼 몸매도 좋아진다고 조언한다.”

요가는 정적인 운동이지만 운동량은 상당하다. 관절을 꺾고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2분 이상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김수진 샨티 요가 원장(36)은 요가가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는 “치유 요가와 재활 요가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몸에 대한 인식이다. 요가 동작은 유연하게 뻗은 신체의 곡선을 보여주는 멋진 동작들이 많다. 하지만 신체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자칫 신체 손상이 올 수도 있다. 제대로 배워야 하며, 오래 꾸준히 하면 체중감량도 가능하다. 정적이지만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고 말했다.


유 작가도 요가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친구들 보면 엉성한 자세 때문에 요가원에서 웃음을 산다며 집에서 유튜브를 보면서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아주 잘못된 행태다. 요가의 기본은 바른 자세다. 전문가가 지켜보며 지적해줘야 바른 자세를 할 수 있다. 친구들이 내게 ‘넌 자격증도 땄는데 왜 요가원을 가느냐’고 질문한다.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요가를 가르치는 지도자들도 수련할 땐 다른 분들의 지도를 받는다. 바른 자세는 혼자 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수의 지도를 계속 받아야 한다.”

요가로 치유도 가능하다고 한다.

“요가를 하다보면 싱잉 볼(Singing Bowl)의 소리를 들으면서 사바사나(시체동작)로 명상하는 시간이 있다. 볼(Bowl)의 가장자리를 돌리면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를 들으며 명상을 하면 아픈 곳이 느껴지며 치유가 된다. 소리의 파장과 명상에 만들어내는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유 작가는 친구들에 비해 아주 건강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요즘 친구들 만나면 다들 ‘아이고 무릎이야, 허리야, 어깨야’를 외친다. 하지만 난 전혀 아픈 곳이 없다. 나이 들면 각종 퇴행성 질환이 따라온다. 하지만 요가를 하면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유 작가는 어머니와 이모를 통해서도 지켜봤고 몸으로 직접 느꼈다.

“어머니가 76세, 이모가 85세인데 건강하다. 불균형하거나 구부러진데가 없다. 어머니가 교사를 하셨는데 어머니 친구들 중에는 허리가 굽거나 다리 등이 아파 고생하시는 분이 있는데 어머니는 자세도 바르고 건강하다. 젊었을 때부터 요가를 즐긴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모도 아주 건강하다.”


그가 요가 전도사가 된 배경엔 자신의 경험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이모라는 확실한 ‘결과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100세 시대라고 한다. 우리 또래의 경우 최소 30년에서 50년은 더 살아야 한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 몸이 좋아질 일은 없지 않나. 관리를 잘 해서 최대한 오래 동안 건강하게 사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요가를 권한다. 굳이 요가가 아니라도 운동으로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머니께서 늘 해주던 말씀도 강조 한다.

“어머니는 내게 늘 ‘지금은 모른다. 나이 들면 느낀다. 지금 괜찮다고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느끼고 있다. 건강하지만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후회도 있다.”

대학에서 해금과 단소를 전공한 유 작가는 회사를 다니다 여행 작가를 하면서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책 표지 모델로도 활약하기도 했다. 이렇게 활기차게 살 수 있는 배경에 요가가 있다.

“건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일을 하면서 좀더 활기차게 살고 싶어 요가 지도자로 활약은 하지 않지만 향후 어르신들의 건강을 돕는 요가 지도자로 활동하고 싶다.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살도록 돕고 싶다.”

지난해 3월엔 인도로 ‘요가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요가의 진수를 배우기 위해.

“인도의 요가 수련원 아쉬람에서 5일 묵었다. 사실 뭔가 특별할 것을 느끼고 싶었다. 인도에선 명상과 수련이 위주였다. 하루 종일 수련만 했다. 하지만 요가의 신성함, 요가를 통해 해탈을 하고자 하는 노력은 느낄 수 있었다.”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샨티 요가에서. 이환 작가 제공



유 작가는 요가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요가는 남성들에게도 효과적이라고 알고 있다. 여성들이 많이 하기 때문에 여성만 한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요즘 남성들도 많이 온다. 균형이 깨진 몸을 바로 잡고 거북목, 허리 통증 등을 치유하는 남성들이 많다.”

김수진 원장은 “원래 국내에서도 남성 수련자들이 많았다. 요가가 미용과 다이어트 등 여성들의 몸매를 강조하면서 여성들이 많이 하게 됐을 뿐이다. 요가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강조했다.

“요가는 평생을 끝까지 함께 할 친구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 요가를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거창하고 힘들어 지니까 나를 위해 1시간 머리를 비우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발걸음이 가벼워 질 것이다.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 질 수 있다는 걸 몸소 경험하게 되면 요가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