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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맛본 박항서 아이들 “붙어보자, 벤투 전사들”

입력 | 2018-12-17 03:00:00

동남아 챔프 vs 동아시아 챔프… 베트남-한국 내년 3월 단판 승부




“내가 MVP” 꽝하이 쾌속 돌파 15일 말레이시아와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의 결승골을 도운 응우옌꽝하이(오른쪽)가 돌파하고 있다. 이번 대회 3골 2도움을 기록한 그는 대회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만 달러를 받았다. 하노이=AP 뉴시스

‘박항서 매직’이 벤투호에도 통할까?

박항서 감독(59) 부임 이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내년 3월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이끄는 한국과 단판 승부를 펼친다.

16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과 아세안축구연맹(AFF)은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런 내용의 대결을 성사시켰다. 2017년 EAFF 챔피언십 우승팀인 한국이 2018 스즈키컵 우승국에서 맞붙기로 한 것. 베트남이 스즈키컵 정상에 오르면서 박 감독은 모국을 상대로 베트남을 축구 열기로 빠뜨린 지도력을 선보이게 됐다.

협회는 “이번에 처음 열리는 이 경기는 ‘2019 AFF-EAFF 챔피언스 트로피’로 명명됐다”며 “앞으로 2년마다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경기를 통해 박 감독이 부임한 후 고공비행 중인 베트남 축구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 부임 당시인 지난해 10월만 해도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1년 새 베트남의 순위(16일 기준)는 21계단 오른 100위. 이는 스즈키컵 우승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11월 결과로 새로 발표될 12월 순위에서 베트남은 역대 최고인 98위(1998, 2003년)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한국(53위)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자신감이 한껏 오른 베트남의 저항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베트남과 24번 만나 16승 6무 2패로 크게 앞서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20대 초중반 선수가 주축인 베트남은 여전히 ‘성장기’에 있다고 본다”며 “당장은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강국과 맞붙을 만큼은 아니지만 ‘황금세대’를 이룬 베트남 선수들이 3∼4년을 더 성장하면 그땐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이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시안컵은 한국, 일본(50위), 이란(29위), 호주(41위) 등 아시아의 축구 강호들이 모두 출전한다.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상대한 최고 순위 국가가 필리핀(114위)이란 것을 고려하면 상대 팀의 체급이 달라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호 이란과 D조에 속한 베트남은 이라크(88위), 예멘(135위)과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부터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4강, 스즈키컵 우승까지 연이어 신화를 써가면서 베트남의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변수로 꼽힌다.

동남아 국가의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1968년 미얀마(당시 버마)의 준우승. 베트남은 대회 초기인 1956년과 1960년 남베트남으로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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