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부산경남취재본부
그렇다고 김 지사 얼굴이 늘 우윳빛일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지역 경제가 엄동(嚴冬)인 데다 적폐 또한 켜켜이 쌓여 있다. 매주 서울 법정에 출석하는 ‘드루킹’ 재판은 부담 백배다.
지역에서는 ‘김경수 반년 도정’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체로 철학과 방향 설정엔 점수가 후한 편이다. 소통과 참여 확대, 겸손한 자세도 호평을 받는다. 다만 속도와 추진력에는 의문이 따른다. ‘외인부대’에도 우려를 제기한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은 “미흡한 부분도 많았지만 학교 무상급식의 원상회복, 권위주의 탈피, 소통 노력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돌다리도 오래 두드리는 편이다. 지역 방송사 간부는 “시험 앞둔 학생이 참고서만 잔뜩 사재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도청공무원 노조도 “우유부단하고 명확하지 않은 업무 지시, 형식적인 위원회 설치와 운영은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와 김해시가 맞서 있는 비음산터널 개설 문제의 어정쩡한 대응 등이 입에 오르내린다. 경남도 서부청사에 대한 김 지사의 애매한 태도도 아쉽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쇄하고 2015년 말 문을 열었지만 행정 효율 저하, 공무원 불편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민주당이 꼽았던 대표 적폐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어색하다.
출자출연기관장 인선도 유례없이 지체됐다. 아직 공석인 곳이 있다. 신중한 김 지사 스타일 탓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국회의원은 “준비가 부족하고 자신감이 없어 머뭇거리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외부인사 대거 영입은 이구동성으로 걱정을 한다. 야당 도의원은 “임기제 공무원이 너무 많다. 외부 역량에 의지하려 해서는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외인부대는 계선 조직의 무관심과 외면을 부르고 결국 전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처럼 마구잡이식 인선이 아니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충고를 귀담아듣고 거듭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혁신을 토대로 성공 도정을 견인하는 동력은 거기서 나온다. 도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고 오매불망 걱정인 문재인 정부에 힘을 보태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기도 하다.
강정훈·부산경남취재본부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