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간 경의선·동해선 운행…南 열차 北 구간 운행은 11년 만 오전 6시 40분 서울역 출발…도라산역에서 공식 환송 행사 후 北 진입
30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남북철도현지공동 조사단이 탄 열차가 북한으로 출발 하며 공동조사단 요원들과 환송객이 손을 흔들고 있다. 남북은 이날부터 18일 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400㎞ 구간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800㎞ 구간 등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18.11.3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30일부터 18일간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한다.
남북은 30일부터 12월5일까지 경의선 개성~신의주 400㎞ 구간을 조사한 뒤 8~17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800㎞ 구간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공동조사는 우리 측 열차가 북측 구간을 운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향후 남북 간 철도 교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공동조사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6시 4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총 6량으로 구성됐다. 운행에 사용되는 유류 5만 5000톤을 실은 유조차와, 300k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발전차, 72석의 객차, 28석이 구비된 침대차, 사무 공간과 세면 등의 설비가 갖춰진 침식차, 물이 실린 유개화차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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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차의 경우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온돌 바닥으로 개조했으며 싱크대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샤워실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물품과 설비를 모두 구비했다.
이 같은 6량의 열차를 도라산역에서부터 북측 판문역에 도달할 때까지는 우리 측 디젤 기관차가 이끌고 간 뒤, 판문역에서부터는 북측 기관차에 연결해 운행하게 된다.
이는 철도 신호 체계 등 북측에서 현재 운영 중인 철도 운행 시스템과 상황에 맞춰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다.
남북은 30일부터 18일 간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철도 공동조사를 진행한다. 2018.11.30. 뉴스1 © News1
남북은 열차를 타고 선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북측의 철도 시설과 시스템을 점검하고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 차량은 개성~신의주 구간을 운행한 뒤 평양으로 내려와 평라선으로 원산으로 이동, 안변역에서 두만강역까지 조사한 뒤 평양을 거쳐 귀환한다. 총 이동구간은 약 2600㎞다. 금강산역~안변역 구간은 북측 요청에 따라 버스로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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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측 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07년에도 철도 공동조사단원으로 참가했고, 11년 만에 다시 조사단으로 가게 돼 감회가 새롭다”라며 “북측 철도의 구조물을 우리가 준비한 테스트기기로 검사하고, 또 조사단원들이 이 분야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육안으로도 시설의 노후화 등을 대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참가하는 한영아 한국철도시설공단 과장은 철로 궤도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다.
한 과장은 “여성 최초로 공동조사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라며 “북측에서는 지난번 공동조사 때도 여성 대표가 나온 적이 있다. 남측에서는 궤도 분야에 여성 참여자가 적은데 이번 기회에 제가 처음으로, 첫발을 디딘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역에서부터 북측 판문역까지 우리 측 열차 6량을 이끄는 기관차의 기관사로 이날 근무하는 김재균씨는 “녹슨 철길을 제거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열차가 상시적으로 운행하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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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임 단장이 밝힌 것처럼 남북이 북측 철도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이는 것은 2007년 12월 이후 약 11년 만이다. 당시 남북은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에 대해 7일간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또 남측 열차가 동해선 구간을 운행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8시 우리 측 지역 마지막 역인 도라산역에서 열리는 공식 환송 행사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청와대 인사로는 서호 통일정책비서관이 참석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앞줄 왼쪽부터)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전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기관차에 탑승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1.3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조 장관은 “한반도를 오가는 열차는 동북아와 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실어 나를 것”이라며 “남북의 철도 연결 사업이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 여당 간사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도 국회를 대표해 참석했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유관기관 관계자로 환송 행사에 참석했다.
공동조사 열차는 이날 환송 행사를 마친 뒤 오전 9시께 기관사가 “안! 전!”이라고 힘차게 외치는 출무신고에 이어 오영식 사장의 “102호 열차 발차!”라는 구호와 함께 북측으로 향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오영식 사장이 기관사에게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목도리와 귀마개를 씌워 주기도 했다.
정부는 공동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역시 남북 간 합의사항이었던 착공식의 연내 개최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철도에 이어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도 남북 합의사항이었던 만큼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의 공동조사와 착공식의 연내 성사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도라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