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소설가는 “어떤 계기에 의해 되살아나 현재를 간섭하고 심지어는 위협하는 기억이나 과거의 위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 “이해불가 영역의 인간에 대한 토로”
동리문학상 이승우 ‘모르는 사람들’
“고교시절 낭독회서 만난 선생님 이름의 상을 받다니…”
“고교시절 낭독회서 만난 선생님 이름의 상을 받다니…”
이승우 소설가는 중대부고 재학 당시 중앙대 교수였던 김동리 선생과 문예반 낭독회에서 만난 인연이 있다. 그는 “무대 아래에서 재롱 잔치나 마찬가지였을 학생들의 낭독을 들으며 두 시간을 견디고 마지막에 격려의 말을 해주셔서 감동했다”며 “그 유치한 문학 소년이 선생님 이름의 문학상을 받는다고 하니 기분이 묘하고 제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지내는 그는 e메일 인터뷰에서 ‘모르는 사람들’에 수록된 8편의 소설은 “이해불가의 영역에 있는 인간에 대한 토로가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편 ‘모르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그래서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쉬운 관계인 가족, 심지어 부부가 얼마나 서로를 모른 채 사는지 물어본다. 그는 타인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하지만 이 사실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면 인간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왜 어려운지 알게 됩니다. 나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자주 합니다. 원하는 일을 하지 않기도 하고 싫어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자신도 이러한데 다른 사람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 “생명 없는 것에도 마음 입힐수 있어”
목월문학상 문태준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이 수상을 계기로 시 쓰는 외길 다시 생각해보게 돼”
“이 수상을 계기로 시 쓰는 외길 다시 생각해보게 돼”
문태준 시인은 “시를 쓰는 것은 늘 어렵다. 오래된 고통 같은 것인 반면에 새로 시를 쓰기 시작할 때마다 설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제공
시집의 제목 ‘내가…’는 수록된 시 ‘호수’에서 일부를 가져왔다. 호수와 그 곁에 선 사람의 관계는 사랑의 감정만이 아니라 “우주적인 것, 이 세계의 거대함 그리고 사소하고 유약한 존재의 관계”를 가리킨다. 문 시인은 “누군가를 섬기고자 하지만 그 중심에 다가가지는 못하는 형편, 거기서 오는 씁쓸함 같은 것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시에는 돌, 낙숫물, 종이배와 같은 무정물이 자주 등장한다. 시인은 “정적인 것이나 생명이 없는 것과도 마음을 주고받거나 심지어 마음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적인 것에 들어 있는 활발한 움직임을 잡아내 역동적이고 감각적으로 해석하려 애썼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