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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고영한 잇단 검찰조사…‘양승태’에 한발 가까워졌다

입력 | 2018-11-21 15:55:00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의 윗선인 전직 대법관들의 소환에 속도를 내면서 그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조사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는 23일 오전 9시30분에 고영한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검찰이 차한성·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고 전 대법관까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법원행정처장 3명을 잇따라 소환하면서 당시 사법부 수장인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한 검찰 수사가 턱밑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다음달께 양 전 대법원장 조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들은 당시 양 전 대법원장 아래 사실상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으로서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등 각종 의혹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차 전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취임 초기인 2011년 10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그 후임인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2년간 직을 맡았고,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처장 업무를 수행했다.

이중 박 전 대법관이 각종 의혹에 가장 핵심적으로 관여한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조직적인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를 하게 된 주 원인인 상고법원 추진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검찰은 19일과 20일 이틀 연속으로 박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했다. 피의자 신분인 박 전 대법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포토라인에 처음 선 전직 대법관이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도 포토라인에 두 번째로 세운다.

전직 대법관들의 검찰 조사는 이달부터 본격화됐다. 검찰이 지난 6월18일에 이 사건을 특수1부에 새로 배당하고 수사를 본격화한 지 5개월여만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차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했고, 이틀 후인 9일에는 민일영 전 대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조사했다. 민 전 대법관은 2015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 사건 상고심 주심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거론되는 전·현직 대법관들까지 조사한 후 양 전 대법원장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인복 전 대법관과 권순일·이동원·노정희 현 대법관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 전 대법관은 옛 통합진보당 가압류 사건 관련으로, 권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차장 시절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연루돼 있다. 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 행정소송 하급심 재판장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전·현직 대법관) 개개인에 대한 필요성과 (조사)방법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핵심 중간 책임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난 1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사법농단 수사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법원 자료 요청 및 압수수색, 전·현직 판사와 변호사 등 관련자 소환 조사 등을 거쳐 혐의를 구체화해왔고, 이제 최종 책임자 규명에 총력을 쏟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임 전 차장의 추가 기소 역시 예고했다.

검찰은 그간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 등을 두고 법원과 날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고, 지난달 15일 임 전 차장을 처음 소환조사한 뒤 수차례 조사를 거쳐 지난달말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 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