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 대학원 행정학과 재학
하지만 다문화가족과 관련해서 안타까운 일도 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에는 다문화가족과 관련해 과(課) 단위의 부서가 2개 개설돼 있었지만 올해 하나로 축소됐다. 조직이 줄었다고 업무마저 줄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아 답답했다. 지난해 여성부에는 다문화가족정책과와 다문화가족지원과가 다문화가족의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들의 업무가 다문화가족과로 통합됐다. 또 결혼이주여성에게 필요한 한국어 지원 사업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모두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다문화와 관련되지 않은 민간단체들이 한국어 사업을 운영한다면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한국에서 다문화 사회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이와 관련된 정책을 덜 만들어도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 도달한다면 정책 축소가 얼마든지 일어나도 좋다. 그러나 다문화가족 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련 행정부서를 통합하고 규모를 줄인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는 다문화와 관련해 관련 부서가 과 단위가 아니라 상위 조직인 다문화가족국이나 다문화가족실로 커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사회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처음에는 하기 어려운 일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러운 일로 바뀌게 된다. 서울시는 환경보호를 위해서 올해 5월부터 내부 행사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8월부터는 커피 전문점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버스에도 일회용 용기를 들고 타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사실 처음에는 불편하고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규정을 잘 따르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다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관련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 우리 생각과는 무관하게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효율적이면서 현실적인 다문화 정책으로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야 할 때다.
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 대학원 행정학과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