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전 경기 수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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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휴대전화(아이폰)를 제출하라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김 씨 측은 해당 휴대전화를 찾지 못한 상태였고, 경찰이 송치발표 전날 제출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법률대리인 나승철 변호사는 먼저 19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와 인터뷰를 통해 “(사건이 터진 후)전화번호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김혜경 씨 전화로 악성문자와 협박전화가 너무나 많이 왔었다. 기계가 제대로 작동 안 될 정도로 문자가 너무 많이 와서 어쩔 수 없이 번호를 바꾸면서 기계도 같이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김혜경 씨가 없앴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교체한 뒤 새 핸드폰을 쓰고 예전 핸드폰은 안 쓰고 놔두셨다. 그런데 그 이후에 선거하고 또 (이재명 지사가)당선되면서 성남시에 있던 짐 옮기고 그런 과정에서 찾질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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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때서야 핸드폰을 제출할 수 있느냐고 저한테 물었다. 제가 한번 여쭤보겠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업무 중이어서 잘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서 경찰은 계속 빨리 대답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제가 제출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기준으로 ‘지금 찾을 수 없는 상태니까 지금 가지고 있지 않으신 것 같다’는 의미를 이제 언론에서 없다고 하면서 ‘일부러 폐기한 것 아니냐’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 좀 뉘앙스가 너무 많이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해선 ‘무리한 추정’이라고 봤다. 나 변호사는 “경찰이 4만여 건의 글을 전수조사 했다고 하는데, 경찰이 이걸 김혜경 씨라고 지목한 배경 근거 중에는 글이 올라온 시간이 비슷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제가 경찰 조사에 입회했었는데 당시 그 시간이 비슷하다고 올라온 글이 불과 한 6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만여 건 글에서 6건이면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오히려 그 정도로 적은 숫자라면 이건 거꾸로 김혜정이 아니라는 증거도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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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혜경 씨는 4월 경찰 수사착수 이후 휴대전화 단말기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체된 옛 번호 단말기는 김 씨가 2016년 7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바꾼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안드로이드 단말기와 달리 수사 기관이 해당 기기를 확보하지 못하면 그 아이폰을 통해 트위터에 글이 올라갔다는 직접적 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
19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혜경 씨는 아이폰을 제출하라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4월 전화번호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김 씨가 악성 문자와 전화에 시달려 번호를 바꾸며 다른 아이폰으로 기기를 교체했다. 바꾸기 전 잠시 아이폰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김 씨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아이폰으로 바꾼 시점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글이 작성된 휴대전화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아이폰으로 바뀐 시점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