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무기 전문가 벡톨 교수 방한 “北 비핵화 의향 없다고 판명되면 군사옵션보다는 경제압박 강화 돈세탁 中은행 모두 제재할수도”
미국 국방정보국(DIA) 선임 정보분석관을 지낸 북한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정치학·사진)는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핵화 의향이 없다는 걸) 파악하게 된다면 예전(‘최대의 압박’ 정책을 지칭)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미국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매섭게 몰아붙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벡톨 교수는 북한 생화학무기 확산 문제 등에 대한 연구 내용을 담은 자신의 신간(North Korean Military Proliferation in the Middle East and Africa·가제 ‘北 무기의 아프리카와 중동 확산’) 발표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벡톨 교수는 이른바 ‘핵 리스트’ 제출을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가 북-미 대화 교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미 대화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수를 밝히는 데 합의하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핵 리스트’ 제출 요구가) 정말 강경하다고 생각하나? 이(핵 리스트)를 적는 데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벡톨 교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시리아에 화학무기를 판매하고 있다”며 “(대량살상무기 확산은) 김정은의 곳간을 채우고 그가 엘리트를 통제하는 데 여전히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핵화만큼이나 ‘비확산(대량살상무기와 그 기술의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