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강력한 부동산대책과 거시경제 지표 악화 영향으로 경매시장 물건은 늘었지만 응찰자는 크게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경매시장도 ‘현금부자’인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83건, 낙찰건수는 64건으로 낙찰율 77.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율은 지난달 76.9%보다는 2.2%포인트, 지난해 동월 57.3%에 비해선 19.8%포인트 증가했다. 각각 지난해 10월 이래 최고치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앞으로 시장이 안좋아질 거라는 생각도 있고 대출이자 부담도 상당히 커지면서 그걸 갚지 못하는 물건이 늘어날 것”이라며 “물건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낙찰건수도 증가세를 보인다”고 해석했다.
반면 평균 응찰자수는 7.5명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달 평균 12.3명이 몰렸던데 비해 열기는 가라앉은 모습이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호가가 오르고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 때문에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역시 103.9%로 낮아졌다.
경매 물건이 나오면 수십명이 몰려 감정가를 웃돌며 낙찰되던 강남도 얼어붙었다. 지난달 18일 매각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42.5㎡ 18층 물건에는 2명이 응찰했다. 감정가는 11억3000만원이었지만 9억6290만원에 매각됐다. 매각가율 85%로 채 90%도 넘지 못한 것이다.
경기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0월 경기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439건, 낙찰건수는 206건으로 각각 지난해 10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찰건수가 200건을 넘은 이례적인 상황인데도 평균 응찰자수는 6.8명으로 지난해 11월 이래 최저치다. 낙찰가율도 92.9%에 머물며 지난달 98.1%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현금부자’만 경매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양 소장은 “현금을 가지고 있는 자산가들이 아니고서는 대부분 대출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데 그게 불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경매는 주택담보대출이 원래부터 안되기 때문에 자기 돈으로 몇달 버텨야해 신용대출이 많다”며 “DSR 규제로 경매시장에서는 ‘현금부자’가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