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홈런 없다 1회 선제 3점포, 4-2 쫓긴 8회엔 솔로포로 쐐기 선발 켈리는 7이닝 2실점 완벽투… SK, 두산 7-2 완파 다시 앞서가 분수령 3차전 잃은 두산 ‘가시밭’
“우승 가즈아” SK 로맥(오른쪽)이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회 3점 홈런을 친 뒤 먼저 홈을 밟은 한동민과 세리머니를 하며 환호하고 있다. 로맥은 팀이 4-2로 앞선 8회에도 1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SK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freetobeme@donga.com
힐만 감독의 엉뚱한 우려와 달리 SK는 안방에서 ‘홈런 공장’의 면모를 과시하며 정상을 향해 한발 앞서 나갔다. SK는 로맥(4타점), 이재원의 홈런포 3방을 앞세워 두산에 7-2로 승리하며 2승 1패를 기록해 2010년 이후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로맥이 시작과 끝을 지배한 경기였다. 1회말 1사 1, 2루서 타석에 등장한 로맥은 두산 선발 이용찬의 3구째 패스트볼(시속 144km)을 받아쳐 문학구장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짜리의 큼지막한 타구였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1호 아치였다. 로맥의 무력 시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점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나선 그는 박치국의 초구를 걷어 올려 두 번째 홈런으로 장식했다. 비거리 120m가 나온, 힘이 느껴지는 타구였다.
앞선 1, 2차전에서 홈런 없이 7타수 2안타로 침묵했던 로맥은 가장 중요한 순간 이름값을 해냈다. 이날 그는 경기 최우수선수에도 뽑히는 겹경사를 누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켈리(사진)가 빛났다. 올 시즌 안방에서 두산을 맞아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의 특급 위용을 과시했던 켈리는 이날도 7이닝 2실점(무자책)으로 두산 타선을 철저히 봉쇄했다. 직전 등판인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와 3분의 2이닝 3실점으로 부진해 ‘정규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에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다. 힐만 감독은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언급하며 “켈리도 훌륭한 투수다. 플레이오프서 수비 실책이 없었다면 호투했을 것이다. 운이 나빴다”고 감쌌다. 경기 초반부터 시속 153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인 켈리는 5, 6회 수비 실책에도 무너지지 않으며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 이후 ‘3차전 승리 팀’이 14번 중 13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SK로서는 기분 좋은 데이터가 아닐 수 없다.
두산은 ‘2003년 현대의 기적’을 연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SK와 1승 1패를 주고받은 뒤 3차전에서 패한 현대는 천신만고 끝에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3차전 패배 팀이 유일하게 우승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