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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별’ 고 신성일 배우의 편안한 안식을 기원하는 조문객의 발걸음은 고인이 영면한 둘째 날인 5일에도 끊이지 않았다. 원로 방송인 송해 씨와 이회창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계 인사들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신 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인생은 연기(煙氣)야. (입관식에서) 스님께 법문을 들었는데 그 말이 딱 맞아. (신 씨는) 이제 연기로 떠서 돌아다니다가 나하고도 다시 연기로 만나게 될 거야.”(엄앵란)
이날 오전 엄수된 입관식에서 엄앵란 씨(83)를 비롯한 유족들은 의연하게 신 씨의 입관을 지켜봤다. 다리가 불편해 딸 수화 씨의 부축을 받으며 입관식장을 나선 엄 씨는 “이승에선 인연을 맺어 내 새끼, 내 식구 하지만 저 세상에선 그런 게 없다. 나도 이젠 욕심 없이 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입관식을 참관한 유족들은 “(신 씨가) 한창 때처럼 멋지고 편안하신 모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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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를 그리워하는 후배 배우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덕화 씨(66)는 “우리 세대는 고인의 연기를 보며 연기자의 꿈을 키운 세대다. 우리에겐 영원한 별”이라고 말했다. 김창숙 씨(69)는 “고인과 함께 영화를 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 늘 상대 배우들을 감싸고 배려해 준 다정한 분”이라고 추억했다. 김 씨는 입관식을 마치고 나온 엄앵란 씨를 한참동안 끌어안고 아픔을 위로하기도 했다. 방송인 이정섭 이상용 씨,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 씨, 김재박 전 야구감독 등 각계의 인물들이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정진석 국회의원은 “16대 국회에서 초선 의원으로 처음 만났다. 어려움(구속 수감)에 처했을 때 탄원서를 써 여야 국회의원 200여 명의 사인을 받아 법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신 씨의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발인은 11시다. 화장한 유해는 경북 영천시의 자택 성일가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