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 인근 갓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려고 온 지지자의 차량들이 수㎞나 늘어서 있었다. 전날부터 와 있었다는 브라이언 도즈 씨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보려고 입장 티켓까지 받아 밤을 새웠는데 유세장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유세장 수용 가능 인원은 2000명인데 주최 측이 6800장의 입장 티켓을 사전 배포하는 바람에 5000명 가까운 지지자들이 발길을 돌린 것이다. 결국 이들은 유세장 주차장에 마련된 대형 TV를 보며 “유에스에이(USA)”를 외쳐댔다.
민주당 지원 유세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사흘 전 이곳을 찾아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 탄생을 위해 힘을 보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에이브럼스 후보를 연단에 함께 세우고 지원 유세를 하면서 “공화당은 계속 거짓을 말하고 있고, 그 거짓을 투표로써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2000여 명이 모인 유세장에는 ‘거짓말’이라는 구호가 넘쳐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를 겨냥해 “주지사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서는 “그녀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경험 있고 자격 있는 후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같은 흑인 여성으로서 에이브럼스 후보를 지지해 온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1일 조지아주 매리에타시를 직접 찾아 후보와 함께 타운홀 미팅을 열고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 믿기지 않는 기회를 잡고 있다”며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투표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는 핍박받고, 모욕당하고, 차별받아온 여성들을 위해 이곳에 서 있다”며 마초적 기질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 대항해 여성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주의를 연구해 온 브리트니 쿠퍼 박사는 이날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에이브럼스는 새로운 틀의 사회경제 정책을 통해 젊은층을 유입시키고 있는 민주당의 새로운 연합 이론가”라며 “그녀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에도 새 바람이 불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이컨=김정안특파원 jkim@donga.com
워싱턴=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