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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 투 톱 교체, 이념보다 경제 살리기에 초점 맞춰야

입력 | 2018-11-03 00:00:00


청와대가 경제 투 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교체 방침을 굳힌 것 같다.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사정을 보면 경제 투 톱의 동시 경질은 오히려 늦은 감마저 있다. 경제 투 톱의 교체 자체도 의미가 적지 않지만 누구로 바꿔 어떤 정책 기조로 새롭게 경제정책을 펴 나갈 것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청와대가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 출범 1년 반이 넘도록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출범 직후부터 소득주도성장의 기조 아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을 단행하고 하반기쯤이면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생산 소비 투자 등 경제 관련 주요 지표가 모두 곤두박질쳤고, 특히 일자리 정부라고 자처했으면서도 매월 20만∼30만 명씩 늘던 취업자 수가 5000명까지 떨어지는 참사 수준의 고용지표를 받아 들었다.

새 경제부총리, 정책실장 인선은 이러한 경제 성적표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인물을 골라야 한다. 진영논리에 충실한 이념형 인물보다 경제 현장 사정을 잘 알고 지금 처한 어려움을 돌파해 나갈 경험 있는 인물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함량 미달의 경제 수장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를 경제실험을 또다시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

김동연 장하성 투 톱은 각각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을 나눠 역할을 맡았다고 하지만 리더십 부재로 자주 불협화음을 빚어 정책 혼선을 불러일으켰다. 한 배를 두 사공이 다른 방향으로 젓는 것은 더는 안 된다. 차기 경제부총리, 정책실장으로 거론되는 몇몇 인물의 조합을 보면 김·장 조합보다 더 심한 마찰을 빚을까 벌써 걱정이다.

요즘 자동차 등 한국 주력 기업들의 실적 쇼크가 이어지고 자영업을 포함한 산업현장 곳곳이 아우성이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금리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경제사령탑 교체는 서둘러야 한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무엇보다 기업이 앞장서야 하는데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불확실성이다. 정부의 정책방향 키를 잡을 경제 수장의 사실상 공백은 무엇보다 큰 불확실성이다. 예산안 심의, 인사 검증 등 복잡한 일정과 절차가 남아 있겠지만 교체를 결정했다면 하루라도 늦출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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