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전날 밤 새워 와인과 맥주 들이켜 항공사 자체 음주 측정은 ‘무사통과’ 술 냄새 맡은 공항버스 운전사 신고로 이륙 직전 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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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알코올 농도가 법적 허용치의 10배에 이를 정도로 술을 마신 채 조종석에 오르려 한 일본 항공사 일본항공(JAL)의 한 부조종사가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오후 7시경 경찰에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은 2일 “JAL 부조종사 지츠카와 카츠토시(42)가 이륙 50분 전 실시한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검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였음이 발각돼 체포됐다”며 “그는 공항에서 수속을 마친 뒤 비행기까지 승무원을 이송하는 버스를 탔다가 술 냄새를 맡은 동료 운전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검사 결과 지츠카와의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100mL당 189㎎였다. 이는 영국 법이 정한 최대 허용치인 100mL당 20mg의 1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츠카와는 이 상태로 도쿄까지 12시간이 넘는 비행을 하려고 나섰던 것. 그는 출발 시각 20시간쯤 전부터 6시간 동안 호텔 바 등을 돌아다니며 와인 1.5L, 맥주 1.8L 이상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지츠카와는 2000년 JAL에 입사했으며 비행 경력은 15년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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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 따르면 지츠카와는 1일 런던 법원에 출두해 법정 기준을 초과한 알코올을 섭취하고 비행기를 조종하려 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29일 판결일까지 런던에 구금된다.
AP통신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주에도 일본 국내선에서 전일본공수 소속 항공기 5편이 만취한 조종사 때문에 잇달아 이륙이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