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상과 한국적 풍경… 화폭에 풍부한 색채로 구현
이수억 화백의 1954년 작품 ‘6·25동란’. 이수억 화백 유족 제공
1세대 서양화가 이수억 화백(1918∼1990)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14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이수억 탄생 100주년 기념전’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 화백의 대표작을 되짚는다. 1918년 함경남도 함주군 선덕면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1942년 도쿄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온 뒤 6·25전쟁 때 국방부 종군화가단원에 참여했다.
이수억 화백의 1960년대 작품 ‘만추의 가을산’. 이수억 화백 유족 제공
1950년대에 흔치 않게 전쟁을 묘사한 ‘폐허의 서울’(1952년), ‘6·25동란’(1954년)이 잘 알려져 있다. 실상은 참혹했음에도 입체파풍으로 알록달록하게 표현된 전쟁의 풍경은 일본으로부터 왜곡된 서양화를 수입해 표면적 묘사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한국 화단의 한계도 고스란히 담는다. 당시 이 화백은 미군 PX에서 박수근 화백과 함께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유지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 출품해 입선하고 1970년 말부터는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