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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의 ‘취중진담’…드라마인듯 다큐 같은 예능

입력 | 2018-11-01 06:57:00

KBS Joy ‘얼큰한 여자들’(왼쪽)-KBS 2TV ‘회사 가기 싫어’. 사진제공|KBS Joy·KBS


■ 틀을 깬 시도! 신선한 연출!…화제의 방송프로그램 ‘얼큰한 여자들’ & ‘회사 가기 싫어’

‘얼큰녀’ 술 매개로 고민 속풀이
‘회가싫’ 진짜 같은 모큐멘터리
사실감 더한 연출 시청자 호응


가벼운 터치, 유쾌한 시선.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촌철살인의 의미는 크고 여운도 진하다. 특정한 형식으로 묶이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최근 소소한 일상 속 고민을 떠올리게 하며 그 속에서 작은 위안을 찾아가게 하는 두 편의 방송프로그램이 화제다. 10월24일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KBS 2TV ‘회사 가기 싫어’와 그 뒤를 이어 25일 첫 방송한 케이블채널 KBS Joy의 ‘얼큰한 여자들’이다. 특히 고정적인 프로그램 제작 및 연출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오히려 사실감을 더함으로써 시청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 ‘얼큰한 여자들’ - 속 풀리는 수다

연기자 박하나, 개그우먼 김지민과 김민경, 모델 송해나 등 네 명의 30대 여성연예인들이 술을 매개로 자신들의 현실적 고민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다. 다만 이들이 프로그램 안에서 드러내는 고민과 헛헛함은 각자에게 주어진 가상의 캐릭터에 바탕을 두고 있다.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절박한 연기자(박하나), 배우를 꿈꿨다가 이젠 사랑과 일상에 지친 회사원(김지민), 성우가 되고 싶은 비정규직 텔레마케터(김민경), ‘욜로’만이 행복인 피팅모델(송해나) 같은 식이다.

이들은 각기 처한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겪어야 하는 다양한 고민과 속내를 술잔과 함께 나누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드러낸다. 토크와 드라마타이즈를 뒤섞어 놓은 형식은 이들의 고민과 속내가 현실 속 30대 여성들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과 어우러져 시청 공감을 높이는 중요한 밑받침이 된다.

● ‘회사 가기 싫어’ - 실제인 듯, 아닌 듯

한 중소기업의 영업기획부를 배경으로, 제목 그대로 ‘회사 가기 싫은’ 직장인들이 그래도 가야만 하는 회사에서 겪는 일상의 애환을 실감나게 그렸다. 임원에서부터 말단사원까지 등장인물들은 하루하루 좌충우돌 해프닝을 벌이며 월급쟁이로서 안을 수밖에 없는 다양한 고충을 현실적으로 드러냈다.

‘회사 가기 싫어’는 허구의 이야기를 마치 사실처럼 보이도록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는 ‘모큐멘터리’ 형식을 표방했다. 제작진은 드라마 형식의 픽션 위에 등장인물들은 물론 실제 전문가 인터뷰를 비롯해 자막과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를 통해 때로는 시트콤이나 드라마, 또 때로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안기며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김국희, 서혜원, 소주연, 김중돈, 이황의, 지춘성 등 안방극장에서 크게 낯익지 않은 연기자들을 기용해 사실감을 더했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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