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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방러·정상회담, 이번 주 윤곽 가능성

입력 | 2018-10-28 12:32:00

류명선 이어 신홍철 부상 방러…고위급 협의 이어져
외교 차관급 채널 가동…일정 및 안건 논의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자료사진) 2019.10.28.© AFP=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정상회담 일정이 이르면 이번 주 윤곽이 잡힐 것으로 28일 예상된다. 북러가 일주일째 고위급 인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북한 외무성의 차관급 인사인 신홍철 외무성 부상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신 부상의 방러 목적을 “조로(북러) 외무성 부상급 협상과 로씨야(러시아) 과학원 동방학연구소창립 200돌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라고 전했다.

외무성 부상이 차관급 인사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북러가 외교 고위급 채널을 가동하는 셈이다. 특히 신 부상의 이번 방러가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 주목할만하다.

신 부상은 지난 2015년 부상 임명 후 줄곧 대 러시아 업무를 담당해 왔다. 북러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실무 협의의 적임자라는 뜻이다.

러시아 역시 신 부상의 방문을 공식화하며 차관급 협의 채널 가동을 공식화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현지시간으로 27일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신 부상과의 차관급 회담 개최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러의 정상회담 개최 논의는 이달 북러 수교 70주년을 맞이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러시아는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 위원장의 대외 행보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부터 정상회담 의사를 북측에 타진해 왔다.

북한 역시 정상회담 개최 자체에는 지속적으로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면서 시점을 조율해 왔다. 그러다 지난 12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는 축전을 주고받으며 사실상 정상회담 개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주에는 김 위원장의 정상외교 행보에서 자주 눈에 띈 류명선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류 부부장의 방러는 표면적으로는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 총회 참석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집권 여당의 중진이자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레이 클리모프 통합러시아당 총이사회 상무위원과 만나는 등 북러 ‘당 대 당’ 밀착 교류의 일정을 소화했다.

또 류 부부장의 방러 직후 신 부상의 방문이 이어지는 등 북러가 일주일 간 고위급 인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이 상당 부분 구체화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측은 정상회담의 개최 시점 등 진척 상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내놓고 있진 않다. 여전히 공식적 입장은 ‘협의 중’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의 진척이 느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정상외교 ‘청사진’이 디테일하게 그려지지 않는 상황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르면 연말까지 중국, 미국, 남북 정상회담을 순차적으로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대적 정상외교를 통해 비핵화 협상의 총괄적 진전을 꾀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의 첫 정상회담 안건과 일정 조율에 신중한 접근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북 제재 완화 문제의 난항이 북러 정상회담의 일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가 중국과는 달리 북한의 비핵화 문제의 핵심적 사안에는 깊이 관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러 간 주요 안건은 경제 협력이기 때문이다.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완화 없이 러시아도 대북 경협에 대대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양측이 안건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러가 이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고, 최근 북중러 3국이 대북 제재 완화 문제에 대한 연대를 강화하는 등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어 북러 정상회담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크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 이후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잠행하고 있는 것 역시 북러 정상회담의 ‘빠른’ 개최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요인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