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C형 간염 퇴치 캠페인… 전남 구례군서 첫 진료
대한간학회 이사장인 양진모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20일 전남 구례군 보건의료원에서 한 주민을 진찰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제공
학회는 ‘대한간학회가 간(肝)다’라는 구호 아래 12월까지 구례군 주민을 대상으로 간 건강 교육과 함께 C형 간염 진단 및 치료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C형 간염은 2015년 서울 양천구의 한 의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했다가 집단발병 사건이 일어나면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대한간학회와 전남 구례군이 20일 ‘C형 간염 청정구역 만들기’ 협약식을 열었다. 간학회는 이달부터 구례군 주민3000여 명을 대상으로C형 간염 검진과 치료에나선다. 대한간학회 제공
C형 간염은 증상이 없어 조기에 진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다. 학회는 12월까지 이 지역 주민 3000여 명을 대상으로 C형 간염 항체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C형 간염 치료 시 1인당 1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들지만 학회는 확진 환자가 나오면 치료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C형 간염 환자를 발굴하고 치료해 구례군을 전국에서 유일한 C형 간염 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날 진료를 받은 주민 김모 씨(66)는 “평소 매일 소주 1, 2병씩을 마셔 간 건강이 걱정돼 찾아왔다”며 “오늘 진료를 받고 간 건강 강좌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술을 줄이고 채식 위주로 소식을 해 간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 씨(42)는 이날 C형 간염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지금까지 간염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이제라도 알게 돼 정말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치료를 잘 받아 완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학회가 아무런 부담 없이 치료까지 해준다니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C형 간염 조기 검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우리 학회 차원에서 조기 검진에 나서겠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C형 간염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데, 이 질환에 걸렸는지 모른 채 병을 키우는 환자가 많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단 한 사람의 구례군 주민도 C형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례=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