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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명이 지켜본 ‘더 CJ컵’… 이재현 회장, 글로벌 경영 ‘굿샷’

입력 | 2018-10-22 03:00:00

국내 유일 PGA 통해 브랜드 마케팅
나흘 내내 대회 참관하며 현장경영… 비비고 야심작 등 알리기 최선
“외국인 즐길 한식스낵 개발” 주문, M&A 대상 업체 관계자 초청




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이 21일 제주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 우승자 브룩스 켑카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JNA GOLF 제공

“‘더 CJ컵’을 ‘글로벌 CJ’의 위상을 높이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하라.”

이재현 CJ그룹 회장(58)이 CJ가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더 CJ컵)’ 대회 구석구석을 챙기며 그룹 및 계열사 경영진에 주문한 말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첫날부터 끝까지 대회를 참관하며 자사 브랜드를 알리거나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을 만나는 등 현장 경영에 총력을 기울였다.

21일 CJ그룹에 따르면 제주에서 18∼21일까지 열린 더 CJ컵에서 이 회장은 현장 경영에 주력했다. 더 CJ컵은 올해 총 상금 950만 달러(약 107억3500만 원) 규모로 열렸다. 미국 NBC 골프채널을 통해 226개국 약 10억 명의 시청자에게 중계됐다. 올해 스폰서 회사는 지난해보다 5곳 늘어난 23곳으로 나이키, 오클리 등 글로벌 기업들의 후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대회 현장을 찾은 방문객만 4만 명에 달했다.

이 회장이 가장 신경 쓴 곳은 CJ그룹의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 부스였다. 비비고는 더 CJ컵의 메인 스폰서다. 비비고는 대회장 주요 코스 4곳에서 참가자와 방문객들이 대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비비고가 곧 내놓을 예정인 ‘비비콘’을 맛보기도 했다. 김으로 만든 콘에 불고기 비빔밥을 채운 아이스크림 형태의 독특한 제품이다.

이 회장은 “외국인들이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한식 스낵류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번에 선보일 비비콘은 바로 이런 종류의 스낵”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비콘은 준비한 물량이 매일 오전에 동날 정도로 참가자 등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회장은 대회장으로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을 초청했다. 그는 CJ그룹이 올해 6월 인수한 미국의 물류회사인 DSC로지스틱스의 최고경영자(CEO)를 면담했다. 21일에는 이 회장의 초대를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대회장을 찾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또 CJ그룹이 인수합병(M&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의 식품업체 시완스컴퍼니와 독일의 물류기업 슈넬레케 관계자를 현장에 초청했다.

더 CJ컵이 열린 제주 클럽나인브릿지는 이 회장이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보존한 세계 최고의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선보인 곳이다. 이 회장은 쌀쌀한 날씨에도 골프장을 직접 돌면서 경기 코스를 살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선수들이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최적의 코스를 세팅하고 갤러리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라”고 주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회장이 더 CJ컵을 직접 참관하면서 이 회장이 악화했던 건강 상태를 상당히 회복한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올해 더 CJ컵 우승자는 2017∼2018시즌 ‘올해의 선수’로 뽑힌 브룩스 켑카(28)였다. 켑카는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해 게리 우드랜드(34)를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