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쇼크에 불안 확산
하지만 해외 펀드의 부진 속에서도 한때 고전했던 브라질, 베트남 등 일부 지역 펀드는 좋은 성과를 내거나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하고 있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익률 하락만 보고 펀드를 서둘러 정리하기보다는 국가별 장기 전망을 따져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북미 펀드도 마이너스 곤두박질
신흥국 중에는 ‘친디아(중국+인도)’ 주식형펀드의 타격이 컸다. 중국 펀드는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연초 이후 ―20.93%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최근 1개월 수익률도 ―4.59%로 부진했다. 신흥국 자금 유출의 우려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던 인도 펀드도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1.56%로 고꾸라졌다.
이와 달리 브라질 펀드는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9.12%에 이른다. 이달 초 대선 1차 투표에서 친(親)시장 후보가 1위에 오르면서 공공 부채 감축, 국영기업 민영화 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결과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증시의 희비를 가른 것은 국제 유가 상승”이라며 “유가 상승에 취약한 아시아 국가들은 타격이 커진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 등 원유 수출국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펀드는 마이너스 성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3개월 동안 약 1000억 원의 순자산이 유입될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줄지 않고 있다. 부쑤언토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 중인 상장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며 “베트남 의회가 연말 추가 부양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연말에 증시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신흥국 투자심리 개선될 것”
북미 펀드의 부진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를 견인하는 기술주가 실적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출이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클 때는 지역별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재범 신한금융투자 투자상품부 과장은 “펀드 자금 동향을 보면 여전히 북미와 베트남 펀드에는 지금이 들어오고 있다. 이 펀드들은 다른 지역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