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이사국 선출 놓고 설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국민 4000명 이상을 재판 없이 사살했다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온 필리핀이 12일 유엔총회에서 새로운 인권이사회 이사국 중 하나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UNHRC의 고위 관계자는 1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에 3년간의 이사국 임기를 주는 것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사진)의 마약범 탄압을 정당화하고 오히려 그를 비난하는 이들을 도덕적으로 부패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라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유엔 담당 이사 루이 샤르보노도 “선거라는 제도를 조롱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량학살을 저지르는 등 인권을 탄압하는 국가를 이사국으로 선출한다는 이유로 6월 UNHRC 탈퇴를 발표한 미국도 ‘그것 봐라’라는 태도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투표 결과는 미국이 왜 여기서 탈퇴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