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상사태 선포했지만 빈민가 중심 확산에 속수무책 니제르-소말리아서도 계속 번져
아프리카가 콜레라로 신음하고 있다. 내전과 정치적인 혼란에서 비롯된 의료시설 부족으로 ‘후진국형 전염병’인 콜레라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콜레라는 오염된 식수 등을 통해 콜레라균에 감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공중보건이 발전한 선진국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남아프리카의 짐바브웨이다. 지난달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불과 한 달 새 감염자 수가 9000명을 넘었다. 지금까지 사망자만 55명이다. 짐바브웨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해 공공장소에서의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경찰 병력을 동원해 우물이나 하수구 근처에서 과일과 채소 등을 파는 길거리 상인까지 단속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짐바브웨에서는 콜레라가 수도 하라레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만여 명이 거주하는 하라레에서 저소득층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콜레라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 보건당국은 낡은 하수도관이 파손돼 오물이 상수원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주민들의 식수까지 오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