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공식적으로 CPU 생산 차질을 인정했다. 이에 따른 후폭풍이 전 세계 PC 시장에 적지 않을 전망이다. 중소규모의 PC 제조사들과 CPU 유통채널들은 제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는 상황이다.
지난 9월 28일 밥 스완 인텔 임시 최고경영자는 2011년 이후 PC 시장이 처음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CPU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인텔 CPU>(출처=IT동아)
CPU 공급 대란의 세 가지 이유? 클라우드, 10나노, 대작 게임
<클라우드 컴퓨팅은 대량의 CPU를 요구하는 사업이다. 이미 인텔의 주고객은 일반 사용자와 PC 제조사가 아니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자다>(출처=IT동아)
두 번째 원인은 10나노미터(nm) 공정으로 전환 실패다. 인텔은 원래 올해 초 모든 일반 CPU 생산 공정을 10nm로 전환할 계획이었으나, 투자 비용 회수 및 공장 설립 지연 등으로 아직도 일반 CPU를 14nm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다. 일반 CPU는 10nm 공정에서 생산하고, 서버 CPU는 14nm에서 생산해서 시장에 공급한다는 당초 일정이 틀어지고 두 CPU를 14nm 공정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가 급증하면 생산에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단 인텔은 공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미국, 아일랜드, 이스라엘 공장에서 14nm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내년부터 10nm 공정에서 CPU 생산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원인은 7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 CPU 수요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데스티니 가디언즈,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등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 잇따라 출시 됨에 따라 신규 PC 수요가 급증했고, 때문에 고급 일반 CPU 수요도 함께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최대 30%까지 인상된 가격... 피해는 사용자의 몫
<AMD CPU>(출처=IT동아)
일단 레노버, 델, 삼성전자 등 대형 PC 업체들의 경우 연 단위로 CPU 공급 계약을 맺은데다가, 일반 시중에 잘 유통되지 않는 노트북용 CPU를 중심으로 공급받기 때문에 이번 CPU 공급 대란과는 무관할 전망이다. 문제는 일반 CPU를 공급받는 중소규모 PC 제조사와 유통망이다. 이들이 인텔측에 CPU 공급을 요청해도 충분한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거나 아예 공급을 받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