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차례 신체 비하-조롱 50대, “성적 욕망에 포함” 파기환송
옛 연인이 자신을 성적으로 비하한 것을 되갚기 위해 성적 수치심을 주는 보복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는 ‘성적 욕망’으로 볼 수 있어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 씨(55)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 취지로 판결한 원심 판결을 깨고 전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씨는 헤어진 연인에게 신체 부위를 저급한 표현으로 비하하고 조롱하는 문자메시지를 22차례 보내 성폭력처벌법을 위반하고, ‘빌려 간 돈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등의 협박 문자메시지를 25차례 보냈다.
재판부는 “이 씨가 다른 남자와 성적 비교를 당해 열등한 취급을 받았다는 분노감에 피해 여성에게 같은 상처를 주고 손상된 성적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라도 이 역시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표현뿐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주는 표현도 ‘성적 욕망’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앞서 1심은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와 협박 혐의를 모두 인정해 이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협박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