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연 1.75∼2%에서 2∼2.25%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1.50%인 한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올해 6월 기준금리를 올린 지 3개월 만이고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다. 이처럼 미국이 잇달아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흐름이 좋아 시중에 뿌려진 돈을 흡수해도 문제없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한미 간 금리 격차에 대한 동향을 점검한 결과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도 어제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에서와 같은 자본유출 우려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를 보는 한국으로서는 착잡할 수밖에 없다. 벌어진 금리 격차는 한국과 미국이 처한 경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 4.1%의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과 달리 향후 우리의 경제성장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시중에 유동성이 떨어져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업활동과 소비 등 전반적인 경기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올해 3.0%에 이를 것이라는 성장률 전망을 2.9%로 낮췄다.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비관적인 상황이다. 특히 자영업자 부채가 300조 원에 달하는 터에 금리 인상은 최저임금 급등의 여파로 생존 위협에 몰려 있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다. 각종 고용지표는 최악 수준인데 경기가 더 나빠지면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