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가 3연패에서 탈출하며 다시 2위 수성 모드로 돌아섰다. 그 중심에는 드디어 기지개를 켠 최정(31)이 있었다.
최정의 부진은 시즌 내내 SK의 고민이었다. 시즌 6번째 경기였던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타율 0.250으로 추락한 뒤 단 한 번도 3할 고지에 올라선 적이 없다. 규정타석을 채운 60명의 타자 중 타율은 최하위다.
전반기에는 그나마 홈런포라도 터졌지만 후반기에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전반기 79경기에서 29홈런을 때려냈던 최정은 후반기 22경기에서 2홈런에 그쳤다. 김재환(두산 베어스)과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의 엄청난 홈런 페이스에 선두 자리를 잃은 지 한참이 지났다. 1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790일 만에 7번타순까지 떨어졌다.
감독의 믿음은 최정을 춤추게 했다. 최정은 19일 KT전 1회 첫 타석부터 1타점 2루타로 예열을 시작했다. 5-4로 추격당한 2회에는 바뀐 투수 류희운을 상대로 좌월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최정의 개인 통산 10번째 만루홈런이자 61일만의 홈런이었다. 최정은 이날 6타점으로 팀의 18-8 승리에 앞장섰다. 최정이 한 경기 6타점 이상 기록한 것은 2017년 9월 13일 이후 371일만이었다.
경기 후 최정은 “오랜만의 홈런이라 기분 좋다. 만루홈런보다는 많은 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한 점이 더 기쁘다. 이날을 계기로 타격감이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즌을 치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을 겪는다. 올해는 스스로 공부가 된 것 같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끝까지 좋은 성적을 내겠다. 올해를 밑거름 삼아 더욱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치열한 순위 싸움. 최정의 부활은 SK가 고대하던 소식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