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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리브에 비무장지대” 에르도안 끌어안은 푸틴

입력 | 2018-09-19 03:00:00

러-터키 정상회담서 합의




러시아와 터키가 정부군과 반군 간 대치로 긴장감이 고조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州)에 비무장지대를 만들기로 17일 합의했다.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이들리브주는 여성과 어린이 등 피란을 반복해 온 난민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7일 러시아 소치에서 4시간가량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15일까지 이들리브 지역에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을 분리시키기 위한 비무장지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이들리브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동맹국인 러시아, 이란 등에 의한 군사작전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시리아 분쟁 해결과 평화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무장지대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 대치 전선을 따라 15∼20km 거리에 조성될 예정이다. 러시아와 터키 군대가 이 지역을 통제 관리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터키는 다음 달 중순까지 탱크와 박격포 등 비무장지대 내 모든 반군 조직의 무기를 철수시킬 계획이다. 이날 러시아와 터키 국방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시리아 긴장완화지대(비무장지대) 이들리브 지역 정세 안정화에 관한 의정서’를 체결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이 같은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와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다”며 “비무장지대에서 급진적 반군들을 몰아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정상회담 직후 트위터를 통해 “터키와 러시아의 바람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54호에 따라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결의 2254호는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민간인과 의료시설 등 민간시설을 겨냥한 모든 공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모든 과격 조직을 이들리브주에서 퇴출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무장지대 설치 합의로 이들리브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들리브 지역에는 현재 약 3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급진 조직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이 지역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터키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통제 중이다.

그동안 시리아 정부와 동맹국 러시아, 이란 등은 8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해 반군 근거지인 이들리브 지역에 대한 군사공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달 초까지도 이들리브 외곽에서 공습과 지상 공격을 강행하며 전면적인 군사공격 태세를 보여 왔다. 반면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는 이들리브 지역에서의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며 군사작전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전쟁이 일어나면 자국으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러시아와 터키 양국 정상회담 뒤 ‘이들리브에서 군사작전은 더 이상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사실인가’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번 비무장지대 조성 합의안에 대해서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오사마 다누라 시리아 정치 분석가는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무장지대 조성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전투를 잠시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시리아 정부군이 테러 조직을 이들리브주에 계속 놓아두는 것을 받아들일 리가 없기 때문에 평화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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