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취업자 증가폭 3000명 ‘쇼크’… 실업자 113만명, 외환위기후 최악 靑 “경제체질 바뀌며 오는 통증” 김동연 “최저임금 속도조절 협의”
통계청이 12일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00명 늘었다. 이 같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10년 1월(―1만 명) 이후 가장 작은 것이다.
8월 실업자 수는 113만3000명으로 1999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실업자 규모는 8개월 연속 100만 명대를 웃돌고 있다. 이는 실업자 수가 10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으며 한국 사회가 큰 고통을 받았던 1999년 6월∼2000년 3월 당시와 비슷하다.
고용재난이 경제 활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데도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성장통’을 거론하며 “국민들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고용재난에 책임이 있는 청와대의 유체이탈식 화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조차 “이대로 가다간 내년까지 고용 회복이 어렵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정책 궤도 수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 고용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최저임금을 들었다. 그러면서 “탄력근로제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문제와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두고 관계부처, 당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정책에 대한 도그마(독단적 신념)를 버리지 않고서는 얼어붙은 일자리 시장을 녹이기 어렵다고 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하지 않고는 악화된 고용지표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