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야구단 전역을 하루 앞둔 6일 경기 고양시 벽제야구장에서 만난 정수빈. 두산으로 돌아오는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차 한 대 뽑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양=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입대 전에 야구가 잘 안 되니까 재미없게 느껴졌어요. 입대 목표가 야구를 재밌게 할 수 있는 마음가짐, 이거 하나였어요.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실력은 따라오는 것 같더라고요.”
2015시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지만 2016시즌 정수빈은 114경기 타율 0.242에 그쳤다. 프로 데뷔 후 최악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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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은 이제 4타수 무안타를 치고도 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멘털로 해야 오히려 더 잘되는 것 같아요. 안 된다고 풀 죽고 인상 쓰고 있으면 더 우울하잖아요. 속으로는 울어도 겉으로는 웃어야 해요.”
이제 곧 다시 서게 될 서울 잠실야구장은 지난 2년간 그가 가장 그리워한 곳이다.
“잠실야구장이 정말 크고 좋은 무대였구나, ‘내가 그 큰 야구장에서 야구를 한 게 정말 기쁜 일이었구나’ 느끼게 됐어요. 그 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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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가을마다 활약이 두드러졌던 정수빈이기에 서늘한 9월 복귀에 자신도 있다.
“저는 찬바람이 솔솔 불면 컨디션이 좋아지더라고요(웃음). 30경기 조금 안 남았는데 두산에 많은 보탬이 되고 싶어요.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 잘할 자신도 있고요. 나름 경험도 많아서 제 몫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7일 전역한 정수빈은 8일 문학 SK전부터 선수단에 합류한다. 어느덧 10년 차 선배가 된 정수빈에게는 새로 맞이할 후배도 여럿 생겼다. 아쉬운 게 하나 있다면 그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던 ‘떼창 응원가’가 저작권 논란 속에 사라지게 된 것. “아쉽긴 하다”는 정수빈은 “돌아가면 예의상 한 번은 불러주시겠죠. 돌아가면 제 것(응원가)이 있을까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두산이 새로 준비한 창작곡은 다음 주 잠실 안방경기 때부터 쓰일 예정이다. 하지만 다시 타석에 선 정수빈을 본 순간 두산 팬들은 한마음으로 노래하고 있을 듯하다. ‘날려라 날려 안∼타. 두산의 정수빈. 안∼타 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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